실질금리가 최고 연 23%대인 초고금리 대출상품이 은행권에 등장했다. 지난해 은행들이 대금업 진출을 계획하면서 내세웠던 금리대가 20%대 초반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 상품을 선두로 은행의 대금업 진출이 다시 활발하게 논의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미은행이 지난 17일부터 기본 금리대가 연 10~19.9%인 인터넷 신용대출 `퀵머니론2`를 시판해온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기본금리는 최고 19.9%이지만 여기에 취급수수료가 최저 1%에서 최고 4%까지 붙고 2년에서 3년에 걸친 장기분할 상환의 경우 다시 1~2%의 가산금리가 더해진다. 또 마이너스 통장방식을 택할 경우 1%의 금리가 더 붙어 실질금리는 최고 23.9%까지 나올 수 있다. 이 같은 금리수준은 신용대출의 최고 금리가 평균 14% 수준인 다른 은행들과 비교할 때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연봉 1,200만원 이상의 저소득 월급 생활자들이 3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자유롭게 빌릴 수 있는 상품”이라며 “돈 빌리기 어려운 서민층의 고충을 덜어주고자 이 같은 상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소액대출시장의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미은행이 소액고리대출 시장에 뛰어든 것은 올해부터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 정보가 은행연합회로 집중되는 등 과거와는 달리 정확한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택담보대출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대출시장 개척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미은행의 이 같은 고리대출 사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한미은행은 기존 금리대가 14~15.9%인 퀵머니론과 전혀 다른 상품인 `퀵머니론2`를 출시하면서 상품명은 `퀵머니론`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해 고객들에게 혼란을 줬다는 지적이다. 또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책정해 은행이 고리대금업을 선도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