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T 훈수두기] 고객중심주의 시대

몇년전 일본 출장 길에 평소 큰 딸이 갖고 싶어하던 컬러 펜 한 다스를 선물로 사온 적이 있었다. 그 중 초록색 펜이 원래 색깔대로 나오지 않는 불량품이었다. 이를 본 큰 딸은 “당연히 항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항의해 봤자 소용없을 것”이라며 다음에 다시 사오겠다는 말로 딸을 달랬다. 그러나 큰 딸은 불량 펜과 항의 편지를 함께 보냈다. 얼마 후 일본의 컬러 펜 회사에서는 정중한 사과 편지와 잘못된 제품에 대한 교환으로 한 자루를, 소비자가 겪은 불편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또 한 자루, 이렇게 컬러 펜 두 자루를 보내왔다. 이 사건으로 큰 딸은 `고객의 권리가 통하는 세상`을 경험하게 됐고 나도 기업의 경영 마인드가 `생산자 주도`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해있음을 발견하게 됐다. 과거 제품 개발과 판매, 사후관리에 있어 철저하게 배제되었던 소비자가 이제는 기업의 판도를 좌우하는 핵심 축이 되고 있다. 기업은 고객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고객의 니즈(needs)를 충분히 파악해야만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또 고객에 대한 철저한 애프터서비스와 통합적이며 지속적인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고객에 대한 책임을 다한 일본의 컬러 펜 회사가 그 사례다. 답신을 받은 딸아이는 결코 이 회사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컬러 펜 회사는 자사 제품이면 안심하고 구매하는 평생 고객을 얻게 된 것이다.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고객의 소리가 언제든지 기업에 전달될 수 있게 됐다. 항상 고객의 반응에 귀 기울이며 빠르고 적절한 대응으로 언제나 `고객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커스터머 원트(Customer want)`가 기업경영에 있어 가장 염두에 둘 핵심 키워드가 됐다. 고객의 높은 만족도가 최대 가치로 변해 기업 및 제품, 서비스 등의 브랜드 파워를 더욱 높여 주기 때문이다. 이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고 실천하는 기업에게만 `성공의 영광`이 돌아가는 시대가 됐다. <김대환기자 d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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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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