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위기 극복 이후에도 빈곤·불평등 악화"

외환위기 전후로 우리나라의 빈곤과 불평등이크게 악화됐으며, 외견상 경제적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한 최근까지도 빈곤과 불평등이 계속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여유진.김미곤 박사팀은 최근 내놓은 `빈곤과 불평등의 동향 및 요인 분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연구팀은 가구소비실태조사, 국민생활실태조사 등의 자료를 활용해 지니(한 나라의 분배상태를 나타내는 지표), 센(한 나라의 빈곤상태를 나타내는 지표) 등 지수들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와 주요 외국의 빈곤과 불평등 동향을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1990년대 이래 빈곤과 불평등의 수준은 사민주의 국가들을포함해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에 빈곤과 불평등 관련 지표들은사민주의 국가들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었으나, 외환위기 이후 크게 높아져 2003년에는 자유주의 국가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빈곤실태를 보여주는 센 지수분해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전후로 빈곤율과 빈곤층 사이의 분배효과가 크게 악화됐으며, 외환위기를 벗어난 2000년에서 2003년 사이에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됐다. 이와 함께 경제성장의 몫이 빈곤층과 비빈곤층에 얼마나 골고루 전해지는지를경제성장의 몫 분해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1996∼2000년, 그리고 2000∼2003년 사이에 비빈곤층의 몫은 늘어난 데 반해, 빈곤층의 몫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층은 중위소득(소득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 40%미만의 계층을, 비빈곤층은 중위소득 40% 이상의 계층을 말한다. 김미곤 박사는 "두 비교기간 중 빈곤층의 몫이 줄어든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며, 빈곤층의 몫이 감소하는 것은 기존 빈곤층의 몫이 줄어든 결과라기보다는 비빈곤층에서 빈곤층으로의 추락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불평등 지표들과 성장몫 분해 등의 분석결과를 볼 때, 우리나라의빈곤 및 분배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하다"며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이어 "최근 정책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성장 대 분배'라는 대립적 시각보다는 `분배를 통한 성장'이라는 좀 더 통합적이고거시적인 정책목표와 방향설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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