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벽산건설, 채권단에 1,500억원 지원 요청

출자전환 동참 요구도… 채권단은 신중 입장

자금난으로 기업개선절차(워크아웃)를 밟고 있는 벽산건설이 채권단에 1,5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2,100억원가량을 지원한 채권단은 추가 지원 여부를 놓고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풍림산업ㆍ우림건설에 이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18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주채권은행 주도로 열린 이날 채권단 회의에서 벽산건설이 자금난 해소를 위해 1,500억원가량의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벽산건설은 이와 함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이 출자전환에 동참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앞으로 추가지원 없이 자력으로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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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관계자는 "벽산건설에서 공식 요구한 만큼 금명간 회의 안건을 상정해 채권단의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 여부를 놓고 채권단은 신중한 모습이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벽산건설의 추가지원 여부를 놓고 채권단 내부에서는 이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회계법인의 자산ㆍ부채 실사결과를 토대로 해 지원 여부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채권단의 자금지원 결정이 나오지 못할 경우 벽산건설은 법정관리 절차를 밟아야 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금지원 이후 회생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면서 원론적인 입장만을 유지했다.

벽산건설은 자금난으로 지난 2010년7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당시 벽산건설이 채권단에 진 빚은 4,500억원 정도였다가 현재는 4,000억원가량으로 줄어들었다. 채권단은 2010년 워크아웃 시작 시점과 지난해 7월, 모두 두 차례에 걸쳐 2,174억원을 벽산건설에 지원했다. 또 벽산건설 오너인 김희철 회장도 290억원가량 사재를 출연했지만 경영 상태는 나아지지 못했다.

결국 벽산건설 대주주와 채권단은 회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월 80% 감자를 실시하고 전략적투자자(SI)에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으나 매수 희망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공개입찰 대신 수의계약으로 입찰 방식을 변경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이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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