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목소리 솔솔
국제유가 한달여만에 20%선 떨어지고 따뜻한 겨울에 생산량도 25년만에 최고10일 총회서 논의…원유시장 촉각 곤두
국제유가가 연일 급락하며 이제는 OPEC(석유수출국기구)내에서 감산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때 배럴당 55달러를 돌파하며 천정부지로 치솟던 유가가 정작 성수기인 겨울에 들어서서는 급락, OPEC회원국들이 가격하락저지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OPEC는 오는 10일 카이로에서 총회를 열어 감산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 감산이 결정되면 유가하락세가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는 있겠지만 추세가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할 때 증산결정이 여러 번 이뤄졌지만 유가급등세는 진정되지 않았고 곧 봄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도 유가하락에 무게를 실리게 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월 인도분은 2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전일보다 배럴당 2.24달러 떨어진 43.25달러에 거래됐다.
이로써 WTI가격은 지난 1일 배럴당 3.64달러(7.4%) 떨어진데 이어 이틀동안 무려 5.88달러(12.3%)나 하락했다.
WTI가 배럴당 44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9월16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55.17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0월22일에 비해 20% 가량 하락한 것이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월인도분도 이날 배럴당 2.16달러 내린 40.15달러에 마감했다.
올해 국제유가는 중동지역의 정정불안 등 수급불안우려에다 헤지펀드 등 투기자본까지 가세하면서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었다.
그동안 OPEC 회원국들은 투기세력이 유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증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었지만 유가가 초강세를 지속하면서 국제사회의 압력에 따라 증산을 단행했었다.
그러나 미국의 난방유를 포함한 정제유 재고가 늘어나는 등 수급불안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고 투기자본도 원유시장을 떠나면서 국제유가는 연일 급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쿼터를 초과해 25년만에 최대량을 생산하고 있는 OPEC에서는 공급과잉으로 원유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며 감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제유가 하락세가 계속된다면 감산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차킵 케릴 알제리 석유장관도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현재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최근에 나타난 급격한 하락세가 추가적인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OPEC 내에 있다”고 말해 감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원유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40달러 밑으로 떨어지려면 겨울날씨가 계속 따뜻해야 하고 OPEC의 생산량이 유지돼야 하는 2가지 요소가 함께 충족돼야 한다며 OPEC의 감산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중개업체인 에렌크란츠 킹 누즈바움의 프랍스 파니그라히 전무는 “초봄이면 국제유가가 30달러대 중반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OPEC의 감산결정이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원정기자 abc@sed.co.kr
입력시간 : 2004-12-03 1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