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강진·쓰나미 日 강타] 교민들 표정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은 11일 일본 열도를 뒤흔든 사상 최악의 지진으로 엄청난 공포감을 느껴야 했다. 지진을 자주 겪어온 교민들로서도 규모 8.8의 최악의 지진으로 건물이 흔들리고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의 위력을 눈앞에서 실감했기 때문이다. 일본과 한국에서 발행되는 온라인 매체인 'JPNEWS'는 이날 오후 유학생 커뮤니티 사이트를 인용해 "자다가 머리 위로 전신 거울이 쓰러져 피가 줄줄 흐르는 데도 동네병원은 사람이 몰려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번 강진으로 도코모, 소프트뱅크 등 일본 이동통신사의 회선이 마비되면서 후쿠시마(福島)현과 미야기(宮城)현, 도치기(檜木)현, 지바(千葉)현, 이바라키(茨城)현 등 지진 지역에 유학생을 둔 한인 학부모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일본 교민들은 일본 현지의 안내에 따라 안전지대로 대피하고 업무를 중단한 채 TV를 지켜보고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긴박했던 지진상황을 한국으로 속속 알려오고 있다. 다음 아고라의 이슈란에는 도쿄에서 한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교민이 올린 경험담이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상호씨는 이날 오후 '일본생활 10년만에 이런 공포 처음'이란 제목의 글에서 "10년째 일본에서 살며 크고 작은 지진을 경험했지만 이번 것은 정말 무섭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갑자기 땅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점점 더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벽에 진열된 술병이 떨어지고 건물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면서 "밖에 나와보니 옆 건물 사람들도 다 쏟아져 나왔고 전봇대가 춤을 추고 차들이 멈추는 등 가만히 서 있을 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도쿄 인근의 치바현에 사는 교민은 '돌풍'이란 이름으로 글을 올려 "일본에서 25년 살면서 이런 지진은 처음"이라며 "천지가 뒤흔들리고 큰 건물들이 휘청휘청댔다"면서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도심에서 근무하던 한 교민도 "천장과 벽이 경련하듯 흔들리고 컴퓨터 옆에 쌓여있던 책과 자료가 무너져 내려 자판을 덮쳤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요코하마에 사는 한 회사원은 "13층에 있는 사무실에서 갑자기 쿵 하더니 유리창이 깨지고 자재들이 전부 넘어졌다"면서 "전차가 운행되지 않아서 오늘은 사무실에서 계속 대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이날 전화가 불통돼 이중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 주일 한국대사관과 일본 각 지역의 총영사관은 직원들이 비상근무에 들어간 가운데 교민들에 대한 피해상황을 접수하고 있지만 통신이 쉽지 않아 상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일 대사관은 공관의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지진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상에서는 "일본에 유학을 떠난 자녀나 일본에 사는 친지를 둔 사람들이 가족들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혹시 정보가 있으면 알려달라는 애타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일본에 거주하는 교민들 사이에서는 "현재 전화가 폭주하고 통신상태가 좋지 않아 연락이 안 되는 것"이라면서 이들을 안심시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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