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통 인사이드] 온라인 해외쇼핑 인기

최고 90% 할인에 상품도 다양 "해외 직구매, 마다할 이유없죠"<br>명품부터 아동복·완구등 생활용품까지 전방위 확산<br>유통구조 차이가 주원인… '소비자 가격저항' 해석도<br>대행·배송 사이트 봇물… "부실업체 각별히 주의해야"



"해외 직구매요? 일부 소비자들 사이의 '신풍속'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쇼핑 문화' 라고 봐야 옳을 겁니다" (국내 A온라인몰 관계자) "아무래도 본사 쪽에 다양한 상품이 많다 보니까...뭐 어쩔 수 없지 않겠어요. 자연스러운 선택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브랜드 국내 공식수입업체 담당자) "명품백을 구입하면 좋겠지만...아이들 옷이나 완구, 비타민 등을 주로 사요. 비싼 제품을 싼 값에 사는 게 아니라 양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는 겁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비싼 게 더 문제 아닌가요?" (30대 주부 C씨) 해외여행이 일반화되고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가 동일한 생활권으로 연결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온라인 쇼핑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국내와 미국의 가격차가 크기로 유명한 유ㆍ아동복은 온라인 구매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구매 행태로 뿌리내린 상태다. 아이를 둔 여성들이 주로 모이는 온라인 동호회에서는 '치수' 등의 문제로 입기 힘든 해외사이트 구입 품목에 대한 '벼룩시장'이 활성화 될 정도다. 현재 관세청도 110개 가량의 온라인 구매대행 업체를 저가 개인물품 반입을 위한 '특수통관대상업체'로 지정하고 통관상 편의를 제공하는 등 부분적인 '양성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유통구조 차이가 직구매 확산의 주요인=해외 사이트들이 '고객몰이' 에 성공하는 이유는 상품 종류의 차이 때문 만은 아니다. 수입 과정에서 발생되는 가격 격차도 문제지만 해외에서는 신제품에 대한 할인폭이 시간이 흐를수록 커진다는 사실이 국내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원인이다. 국내의 경우 할인율이 세일 기간에만 평균 30%에 달하고 그나마도 실시하지 않는 브랜드가 상당하지만 미국에서는 시즌 신상품 가격도 시간이 갈수록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 국내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A브랜드의 경우 9월 중순 이후 추동 상품을 대상으로 이미 25% 할인에 돌입했다. 10월 중순 이후 할인율은 50~60%로 더 커진다. 추수감사절 이후 시작되는 연말 소비시즌 '블랙 프라이데이'의 할인율도 통상 70%선. 이처럼 미국 유통업체들은 가을ㆍ겨울 신상품을 연말에는 최종 90%까지 할인해 해를 넘기지 않고 소진하는 게 일반적이다. 초반에는 국내에서 구입하기 힘든 제품을 '현지가'에 가깝게 살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요인 중 하나였지만 갈수록 이 같은 상품군은 감소하는 대신 할인율에 혹한 구매는 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또 다른 브랜드의 경우 우리나라와 일본의 가격이 미국 본사에 비해 각각 2.5배와 2배 이상일 정도로 그 차이가 크다.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비용과 사후 관리, 재고부담 등을 감안하더라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가격 격차의 근본적인 이유는 양국간 유통구조의 차이 때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형 가두점이 발달해 있는 미국은 주요 백화점들이 직접 제품을 구매한 후 되팔기 때문에 재고 부담을 가능한 한 최소화 하려고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할인 폭이 커지는 이유다. 반면 국내 백화점들은 매출에 따른 수수료를 입점 브랜드로부터 거둬들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경우 백화점 측은 재고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 입점 업체의 가격에 참견하지 않는데다, 높은 수수료 부담을 지는 입점 업체들은 판매 가격을 높여 이윤을 챙기게 마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 구매자의 피해와 가격 지속성에 대한 불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유통구조를 합리적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고 말했다. ◇해외 직구매 사이트 우후죽순 = 국내 배송ㆍ구매대행 사이트들은 이 같은 유통구조의 차이를 이용해 지난 몇 년 사이에 우후죽순 처럼 생겨났다. 미국 사이트 중 일부는 해외 배송을 실시하지 않고, 해외배송 국가에도 제한을 두고 있다. '배송대행' 업체들은 이 처럼 국내 배송을 실시하지 않는 미국 사이트에서 국내 고객이 물품을 구매, 결제한 경우 대행 업체의 미국 내 주소지에서 받아 한국까지 국제 운송을 대행해 준다. 이 같은 사례가 많아지면서 한국에 주소지를 두고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식으로 구매 조건을 강화한 업체도 상당수 등장했다. 그러자 고객의 의뢰를 받아 업체가 미국에서 물건을 구매한 뒤 국내로 배송하는 '구매대행' 업체들도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현재 업계는 해외 직구매 시장 규모를 연간 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관세청은 미 우정청(USPS) 등을 이용해 개인간 소포교환 형태로 들어오는 우편물 중 상당 분량이 이같은 구매대행 물품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주 별로 세율이 다른 점을 이용, 의류의 주요 배송지로 활용되는 뉴욕 인근 뉴저지주나 비타민 등의 주요 배송 통로가 되는 로스앤젤레스(L.A.) 등지에서는 배송대행업이 유학생 및 교포들의 주요 아르바이트 수단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라는 말이 들릴 정도다. ◇영세 사이트 확산에 따른 '역효과'도 =물론 대형 온라인몰 중에서도 각 소비자가 구매한 물품을 배송해 주는 업체는 있다. 국내 최초 해외구매대행 쇼핑몰인 '위즈위드'와 GS샵의 '플레인'이 대표적인 경우로, 이들은 구매대행은 배제한 채 배송 대행만 실시한다. 그러나 대다수 대행 업체의 규모가 영세한 만큼 구매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행업체 선택에 신중을 기하지 않을 경우 입금 후 제품을 수령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브랜드나 의복의 종류, 직물 등에 따라 사이즈에 차이가 있는 만큼 일종의 해외시장 입문 '수업료'가 발생할 확률도 높다. 반품, 교환도 까다롭고 추가비용 역시 상당하다. 특히 일부 영세 사이트들은 '고객 몰이'를 위해 미국 구매 가격이 국내 관세면제 기준(과세가격 15만원)을 초과할 경우에도 구매가를 일부러 낮게 신고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와는 달리 미국은 백화점의 할인율도 상당한 만큼 제품의 정확한 판매가를 유추하기 힘들다는 '허점'을 악용한 것이다. 게다가 이들 중 일부는 불법 물품을 운반하는 통로로도 악용, 논란이 되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 해석도=일부 전문가들은 직구매 대행사이트의 범람으로 대표되는 '신 쇼핑 문화'를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 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국내 직구매 대행 사이트의 대중화는 수십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대규모 여성 인터넷 동호회의 등장과 맥을 같이 한다. 해외여행이 일반화되면서 국내 아동복, 완구류 등의 가격 및 구입행태에 대해 주부들의 불만이 폭증했고, 이들이 '공동 구매'를 거쳐 차츰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방법을 논의, 발전시키는 등 소비자들의 '발품'으로 나타난 시장이라는 것이다. 관세청이 우수 대행업체에 대한 지정 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 같은 사이트가 자리잡은 2005년 이후의 일이다. 국내 최초 해외구매 대행업체인 '위즈위드'는 지난 2001년 이 같은 개념의 배송대행업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고객 불만에 따라 '상품기획자(MD) 구매체제'(MD가 고른 외국 제품만 판매)로 주 운영방식을 개편했고 후속 주자들도 이 모델을 추종, 직구매 대행은 기억 너머로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들 쇼핑몰의 할인가가 본사에 못 미친다는 점에 착안해 '입소문'을 통해 건전한 대행 사이트를 선별, 쇼핑 방식을 개선시켜 나갔다. 미국에서 일반화된 '쿠폰코드(추가할인 쿠폰)'를 교환, 할인율을 높이는가 하면 미 업체의 정책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구매가와 국내 가격의 차이가 줄어든다면 다소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해외 직구매를 선택하는 소비자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국내 유통 구조 전반의 변화가 없는 한 파격적인 가격 할인에 기반한 해외 직구매는 앞으로도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미국ㆍ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될 예정인 만큼 글로벌 유통시장이 통합되고 있는 점도 주요 변수다. 미국과의 FTA가 발효되면 미국 물품에 대한 관세부과 기준은 현재 15만원에서 200달러로 확대된다. 때문에 '절반의 양성화'에 불과한 현 시장 구조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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