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강물로 버려지는 하수에서 열을 뽑아내 지역 난방에 이용한다. 버려지는 물에서 에너지를 얻는 만큼 화석연료를 덜 쓰게 돼 환경보호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탄천물재생센터에 열교환기(히트펌프)를 설치하고 2013년 상반기부터 하수열을 활용한 지역난방을 강남지역 2만 가구에 공급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지역 난방에 하수열을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대구와 경북 울진 등에서 건물 냉ㆍ난방에 소규모로 하수열을 사용했으며 경기도 용인에서 약 2,000가 구에 하수열에너지를 공급한 게 전부다.
아파트 등 주거 단지에서 발생한 생활 하수는 물재생센터에서 하수 처리과정을 거쳐도 겨울철에 약 12℃를 유지한다. 지금까지는 하루 평균 439만톤에 달하는 처리수를 한강에 그대로 쏟아 보냈다.
앞으로는 히트펌프를 통해 열만 빼앗아 지역 난방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열을 잃고 냉각된 처리수는 7℃ 정도로 하천에 방류된다.
탄천물재생센터의 히트펌프는 포스코에서 설치한다. 약 400억원에 달하는 시설 비용은 일단 포스코가 부담하고 가동 뒤 15년 간 하수열을 지역난방공사에 팔아 투자금을 회수한 뒤 서울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시는 탄천물재생센터 하수열에너지 이용 사업으로 나무심기 1만1,563그루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3만8,000톤 절감효과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시는 서남, 난지, 중랑 물재생센터 등 나머지 3곳도 차례로 사업자를 선정한 뒤 히트펌프를 설치해 하수열을 재활용할 방침이다.
물재생센터 네 곳 모두 하수열 에너지 이용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서울시 약 11만 가구에 지역난방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서울 지역난방 가구(48만7,000)의 22%에 달하는 규모다.
임옥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2014년까지 원자력발전소 1기를 줄이기 위해 미 활용 신재생에너지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서울지역 신재생에너지 이용률을 현재 2.1%에서 2014년 4%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하수열 외에도 한강과 중랑천 등 하천수와 상수도 취수장, 지하철역사 지하수 등을 통해 미활용 온도차 에너지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