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드컵특집/지구촌현장] '도약한국' 우리가 맡는다

"전세계 시장서 '코리아 브랜드' 위력 체감""제품 개발 노력과 마케팅 전략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세계 속의 경쟁력은 구두선입니다. 주요 전략시장에서 디지털LG는 최고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한 프리미엄급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강유식 LG구조조정본부장) "중국 사업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한ㆍ중 협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돈만 벌겠다고 덤벼드는 외국기업을 많이 봐온 중국을 설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김창근 SK구조조정본부장) "삼성전자의 브랜드 인지도는 이미 세계적입니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어느 시장에서건 '삼성=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열과 성을 다하고 있습니다.(김병국 삼성 글로벌마케팅 부사장) 2002 한ㆍ일 월드컵 행사를 치르며 광화문 네거리와 시청앞 광장들을 붉게 물들인 '붉은 악마'의 포효가 지구촌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면 같은 시각 5대양6대주 곳곳에선 21세기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국가대표급 기업들의 피와 땀이 서린 노력이 하나씩 하나씩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지구촌 대축제인 월드컵 행사가 진행되던 지난 6월부터 두달동안 이어온 '도약 한국, 지구촌 현장을 가다' 시리즈를 통해 서울경제 특별취재팀은 우리가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어느새 훌쩍 자라난 코리아 브랜드의 위력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국내 주요 그룹의 구조조정본부장 및 글로벌 마케팅 총괄담당 CEO와 함께 한국의 더 큰 비약을 위한 지상좌담회를 끝으로 시리즈를 마감한다. 진행=김형기 특별취재팀장 -4,700만이 하나의 목소리로 외친 '대~한민국' 때문에 지구촌이 코리아의 힘을 충분히 느꼈을 것입니다. 서울경제신문 특별취재팀은 그 기간동안 지구촌 현장을 둘러봤는데 국내 대표기업들의 위상이 부쩍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강유식 LG 구조조정본부장=자랑을 좀 할까요. LG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 러시아, 인도, 동남아시아, 중남미를 주요 전략시장으로 꼽고 있습니다. 이곳 시장에서 최첨단 디지털 기술과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 전략과 이를 뒷받침할 제품 개발 노력을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지금 LG 브랜드는 현지 최고 수준의 가격을 받는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 김창근 SK 구조조정본부장=IMF전과 후를 살펴보면 극명하게 비교됩니다. 98년 당시 해외에서는 모두 한국이 이제 낙마하는 신흥공업국쯤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러나 경제 체질을 바꾸고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어 내면서 외국인들도 한국을 무서운 능력과 잠재력을 가진 국가로 다시 인식하고 있습니다. ▲ 김병국 삼성 글로벌마케팅 부사장=사실 그전에도 국내 주요 기업들은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었습니다. 다만 '가격이 싸다', '품질이 좀 떨어진다' 등의 이미지가 강했지요. 하지만 최근 많은 해외 언론이 평가하듯 한국의 경제적 성공과 한국기업이 만들어 낸 제품에 대한 찬사가 자연스럽게 쏟아져 나올 정도가 됐습니다. -이번에 지구촌 현장을 다니다 보니 현지에서 '고마운 이웃'이란 이미지를 갖는 것은 기업의 고귀한 경쟁력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 강 본부장=맞습니다. LG는 진출국에서 단순히 돈을 벌어가는 기업이 아니라 건실한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생각으로 여러가지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중국, 인도, 중남미, 동유럽 등에서 LG브랜드가 현지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에는 '함께 하는 기업, 희망을 주는 이웃'이란 믿음을 심어주는데 노력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 본부장=SK 역시 해외 사업의 기본 전략을 그 같은 맥락에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현지화 수준을 넘어 현지 기업을 목표로 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내국인과 현지 채용인 간의 구분을 없애기 위해 국내외 모든 임직원에게 '글로벌 스탭(global Staff)'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사업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SK는 중국 청소년의 장학 분위기 조성, 한중 협력의 토대 마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도 30여년간 장학퀴즈를 하고 있음을 설명해 SK 브랜드를 그대로 쓰는 짱웬방 프로그램까지 만드는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상당수 지역에선 메이드인 코리아가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을 받더군요. 반면 유럽이나 북미 등 소위 선진국에서는 아직 최고품으로 꼽히지는 못한다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 강 본부장=선진국 소비자들은 오래 전부터 형성된 원산지와 고급 브랜드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선진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최고급으로 인정받는 것이 쉽지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 세계 최고의 기술과 품질, 고가판매 전략 등으로 현지 시장에 맞게 제대로 된 진입을 위해서 노력 중이며 짧은 시일 내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 김 부사장=삼성전자를 예로 들까요. 한국은 비록 아날로그 전자제품에서는 뒤쳐져서 출발했지만 지금의 디지털 IT 상품의 경우에는 동일한 출발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자신감을 갖고 디자인력, 기술력, 제품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효과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도록 상품기획력, 현지 시장 특성 적응력을 제고한다면 빠른 시간 내에 세계적 브랜드로의 도약할 것으로 믿습니다. -해외 현지 취재를 하다보니 몇몇 국가에서는 국내 기업간 경쟁이 오히려 치열하다는 인상입니다. 지나친 경쟁 보다는 오히려 기업간 협력 필요성을 느꼈는데. ▲ 강 본부장=시장진입 초기단계에서는 어느 정도의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만 자리가 잡히게 되면 과다한 시장 참여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될 것입니다. 실질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간의 경쟁적 협력(copetition)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바람직하고 그러한 기회도 많아지리라고 봅니다. ▲ 김 본부장=최근 SK텔레콤에서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 진출하면서 LG전자, 동아 일렉콤 등과 손을 잡고 진출한 것은 이동통신 운영사업자, 장비 사업자 등이 분업에 기초해 모두의 이익을 크게 한 좋은 사례입니다.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 개최로 코리아 국가 브랜드와 기업 브랜드가 몇 단계 업그래이드될 것이란 기대가 높습니다. ▲ 강 본부장=이번 월드컵은 분명히 세계인을 놀라게 했습니다. 특히 파괴적이지 않고 질서정연하며 열정이 넘치는 길거리 응원은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정도로 대단했습니다. 한국의 저력도 맘껏 뽐냈고요.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의 국가이미지가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강점, 특히 자사의 산업 부문에서 강한 국가임을 알리고, 그 속에서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 김 본부장=월드컵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코리아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붉은 악마 응원 등으로 선진화된 국민수준 및 우수한 사회 시스템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나라에 대한 실질적인 이미지는 선진국 수준으로 인정받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상승된 국가브랜드를 바탕으로 국운을 상승시키는 몫은 정부와 기업의 일입니다. 우선 대립과 갈등 구조에서 화합과 협력 구조로 바꿔 나가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새롭고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글로벌 마켓을 향해 나름대로의 역량에 맞춰 노력을 한다면 우리나라의 국운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김 부사장=맞습니다. 게다가 이번 월드컵은 우리나라가 디지털 수준과 IT인프라 구축 능력에서 세계최고 수준임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삼성은 이를 시장에서의 경제적 효과 극대화로 연계시킬 수 있도록 휴대폰과 IMT-2000 통신장비시스템, 그리고 디지털TV, DVDP 등 현재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들의 시장점유율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창조적 아이디어 상품을 끊임없이 시장에 선보여 기업 브랜드가치를 높여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은 수천에 이르고 있습니다. 반면 아직 해외에서 활동하는 국내 기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기업들의 해외 활동에 대한 정부 지원등이 아쉬울 것으로 판단됩니다만. ▲ 강 본부장=지금의 개방경제환경 속에서의 글로벌화에는 정부가 직접적으로 기업에 도움을 주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지 진출에 필요한 정보나 현지 유관 기관과의 협조, 현지 정부에 대한 한국 산업소개 등 사업 인프라 측면에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부당한 무역장벽이나 FTA(자유 무역 협정) 등을 통한 관세장벽해소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 김 본부장=최근 중국의 부상과 함께 아시아 경제권 형성의 필요성에 대한 국제적인 여론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시아 경제권이 만들어 지면 우리 경제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므로 이같은 차원에서 정부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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