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위대한 문학작품의 '생물학적 분석'

■ 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br>데이비드 바래시, 나넬 바래시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 등과 같은 위대한 작가의 문학작품이 오래도록 사랑 받는 것은 왜 일까. 수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이 그들의 소설과 희곡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기 마련. 이에 대해 생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저자 데이비드 바래시는 작품 그 자체가 완성도 높은 예술품이기에 앞서 인간의 본성을 다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오셀로의 질투, 마담 보바리의 간통, 삼총사의 우정이 시대를 넘어 보편성과 그럴듯함을 지니고 있는 것은 바로 그들이 우리 인간 모두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본성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래시는 "오셀로가 위대한 까닭은 일단 워낙 잘 쓴 작품이기도 하지만, 바로 우리 속 깊은 곳에 자리한 인간의 약점을 건드리기 때문에 그토록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호소력을 지닌 것 아닐까 싶다"고 말한다. 훌륭한 문학은 시간을 초월할 뿐만 아니라 보다 넓게, 보다 깊이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본인도 셰익스피어를 흠모하고, 미국인도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를 읽으며 돈키호테는 무려 10여개 언어로 번역됐다는 점을 증거로 꼽는다. 남성의 질투에 대한 저자의 분석도 흥미로운 대목. 생물학적으로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셀로'를 분석하는데 오셀로가 자신의 부인 데스데모나를 의심하고 결국 모두가 파국을 맞는 것은 남성에게 내재돼 있는 생물학적 본능에서 기인한다고 설명이다. 저자는 "남성은 여성에 비해서 동성(남성)에 대해서 성적 경쟁심을 더 느끼고 이성(여성)에 대해 성적 질투심을 느끼는 성향이 강하다"고 분석한다. 더욱이 이 같은 성향은 남성과 여성간 생물학적인 차이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아내의 외도는 단순히 불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아이가 친자식이 아닐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반면 남편이 바람을 피더라도 부인 자신이 낳은 아이는 친자식이 확실하기 때문에 배우자의 외도에 대한 반응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책의 3장인 제인 오스틴을 이해하는 열쇠에는 여성들이 원하는 것과 그 이유에 대해 저자의 독특한 시각이 녹아 있다. 바래시는 "여성은 결코 성적으로 탐욕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성적으로 무관심한 것도 아니다"며 "하지만 여성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주제에 남성은 주로 여성의 신체에 대해 갖가지 추측과 환상을 품어왔다"고 말한다. 책은 생물학을 문학평론에 접목한 일반 대중서로 인간의 본성을 탐구, 독자에게 흥미로운 소설 읽기를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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