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에선 발 밑도 잘 살펴라'

발걸음으로 개인식별하는 `스파이패드' 상용화 눈앞

중국에서는 발 밑도 잘 살펴야 할 것 같다. 사람마다 발걸음 특성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한 개인식별장치 `스파이패드(spy pad)'가 상용화될 날이 멀지 않았다. 가장 먼저 상용화를 앞둔 나라는 중국, 사용자는 국가안전부(Ministry for State Security)가 될 전망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4일 중국 과학자들이 걷는 속도ㆍ보폭 등 보행 패턴과 발바닥 부위에 가해지는 무게 배분이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한 스파이패드를 개발, 비밀감시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고 보도했다. 누군가 바닥에 깔린 플라스틱 재질의 스파이패드를 밟으면 보행패턴 등과 같은 생체인식정보가 무선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전송되므로 특정인이 이후 스파이패드를 다시 밟으면 누구인지 식별할 수 있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스파이패드는 베이징(北京) 주재 미국 대사관 외교관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들은 지난해 2월 미 국무부에 보낸 전문에서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스파이패드 개발비용을 댔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스파이패드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연구자 가운데 한 명인 저우쉬(周旭) 중국과학원 산하 허페이지능기계연구소((Institute of Intelligent MachinesㆍIIM) 연구원은 국가안전부가 스카이패드 기술 개발의 돈줄이자 고객이며 요주의 대상 반체제인사 등을 감시하는데 쓰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우쉬는 또 국가안전부가 현재 2곳의 비밀장소에서 스파이패드 성능시험을 하고 있으며 보안서비스 분야 등 잠재고객도 매우 많다고 덧붙였다. 저우쉬 연구팀은 연구 초기 전통적인 터치센서의 기술적 한계 때문에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발바닥 부위별 무게 배분 밖에 없었다. 하지만 센서 개선을 통해 한계를 극복했다. 스파이패드는 발바닥에 가해지는 정적인 무게 배분뿐만 아니라 각각의 발걸음에 관여된 복잡하고 정교한 다이내믹스 정보를 활용해 개인식별 정확도를 98%까지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 센서는 민감도가 높아 같은 사람이 신발을 바꿔 신어도 각각의 신발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다. 닌텐도가 개발한 인기 비디오 게임 액세서리(Wii Balance Board) 처럼 작동한다. 다만 스파이패드는 걸음걸이 특성을 기초로 개인을 식별하기 때문에 설치된지 몰라야 평소와 같은 보행패턴이 잡혀 정확도가 높아진다. IIM이 수집한 샘플은 현재 100개 정도인데 수백~수천개로 늘어나면 상용화할 수 있는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공지능을 연구해온 칭화대 장보 교수는 “(지문인식장치나 감시 카메라, 알몸 스캔 등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고 개인정보 수집ㆍ추적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를 둘러싼 사회적 파장도 크지만) 스파이패드는 아무도 모르게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데다 사회적 파장도 덜한게 장점”이라며 “따라서 비밀 감시장치로 활용하려는 정보기관 등의 수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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