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컨소시엄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위성방송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KT가 컨소시엄 참여를 포기하고 독자사업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위성DMB시장에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SK텔레콤은 5일 이사회를 열고 위성DMB 컨소시엄의 투자비율 등을 의결, 6일 컨소시엄 구성결과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자본금 1,300억원 안팎으로 구성되는 이번 컨소시엄은 SK텔레콤이 1대주주로 지분 30%를 확보하고 일본쪽 파트너사인 도시바가 10%를 갖게 된다. 또 삼성전자, LG전자 등 단말기 제조업체들과 자동차업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협력업체에 40~50%의 지분이, 개인투자자들에 10~20%가 배분된다.
당초 지분 참여와 관련해 관심을 모았던 KT는 SK텔레콤이 내년 4월 상용서비스를 목표로 추진중인 위성DMB 컨소시엄에 일단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측은 우선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연말법인 설립 이전까지 KT의 참여를 위한 협상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KT가 최대주주로 있는 스카이라이프를 통한 위성방송사업을 부쩍 강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KT는 지난 6월 국제통신연맹(ITU)로부터 위성DMB 사업을 위한 주파수대역을 확보해둔 상태다.
KT는 일단 이번 컨소시엄 불참이 별도의 위성DMB사업 추진을 확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송영한 KT 부사장은 “아직까지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며 “다만 SK텔레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 주도권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향후 KT가 SK텔레콤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행보를 취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에 위성DMB사업의 주도권을 뺏긴 KT가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등을 통해 독자적인 사업 추진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KT는 스카이라이프가 추진중인 1,4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서 일부 실권주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KT는 스카이라이프의 지분 18%(KTF포함)로 최대주주다.
KT가 최근 연내에 자사의 초고속 인터넷서비스와 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결합상품 출시 방침을 밝힌 것도 독자적인 위성방송사업 추진을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위성DMB 사업의 투자부담과 리스크 등을 감안할 경우 KT가 SK텔레콤과 별도로 사업에 나서기에는 무리가 많이 따른다”면서도 “그렇다고 KT가 `통신업계 맹주`의 자존심을 포기하고 SK텔레콤의 우산 아래로 들어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