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DMA 사업자인 KTF가 올해 WCDMA 설비투자 금액으로 약속한 2,500억원 중 불과 30%밖에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투자지연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F의 한 관계자는 9일 “10월말 현재 WCDMA 투자액이 700억원대에 그치고 있다”며 “올해 투자액은 당초 정부에 약속했던 2,500억원에 크게 못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가 지연되는 것은 (과감한 투자를 바라는) 정부와 (재무 건전성을 중시하는) 투자자 요구의 딜레마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KTF의 전체 설비투자 여유예산이 약 2,3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WCDMA 투자액은 2,500억원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1,300억~1,5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SK텔레콤은 정부와 약속한 2,500억원을 연말까지 모두 쏟아 붓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이미 2,000억원 이상을 WCDMA 투자에 집행해 80%가 넘는 진도를 보이고 있다.
내년에도 SK텔레콤은 6,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인 반면 KTF는 공격적 투자를 자제한다는 입장이어서 계획대로 3,000억원을 다 쓸 지 미지수다.
KTF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투자를 최대한 미뤄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WCDMA 서비스의 사업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HSDPA’로의 네트워크 진화가 예상되고 있어 굳이 투자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