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고정거래가격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져 일부 업체의 경우 재료비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10월 전반기 1Gb DDR2 D램 고정거래가격이 1.5달러로 전달에 비해 7.7% 떨어졌다. 현물가격도 1.19달러로 4.8%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원재료 값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1.5달러의 고정거래가격이라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가 웨이퍼 등 원재료 구입 단계에서부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생산성이 낮은 대만 등의 후발업체는 1Gb D램 한 개당 웨이퍼 등 재료비가 1.5~2달러 수준으로 관측돼 제품을 만들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판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정거래가격 1.5달러는 일부 대만 업체들의 변동비 수준”이라며 “D램 생산을 위해 웨이퍼를 구매하는 것이 오히려 손실인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D램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면서 일본의 엘피다와 대만의 파워칩에 이어 프로모스도 최근 감산 방침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치킨게임’이 사실상 끝나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위인 삼성전자의 입지가 더욱 강화되는 한편 해외업체들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향후 D램 가격은 현재 축적된 재고로 인해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재고소진이 진행된 후 가격 하락폭이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