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챙기고 또 챙기고

제9보(84∼100)



우하귀가 모두 백의 확정지로 굳어졌다. 그곳을 흑이 선수로 살린 것과 비교해 보면 흑이 입은 손실은 23집에 해당한다. 이세돌은 23집짜리 현찰을 내주고 중원 백에 대한 공격권을 사들인 셈이다. 도박 치고는 지극히 무모해 보이는 도박이다. 그러나 검토실의 고수들은 아무도 이세돌의 이 고육지책을 지탄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세돌의 입장을 너무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 백전의 용장인 창하오 역시 이세돌의 전법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자기도 여러 차례 이세돌의 입장에 놓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기적적인 역전승을 얻어낸 적도 있었다. 상대가 이렇게 이를 사려물고 승부로 나오면 고수라도 일말의 두려움이 생기게 마련이다. 창하오는 자신을 타이르고 있다. 상대는 케이오를 노린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면서 점수관리에 충실하자. 포인트면에서는 압도적으로 앞서 있으니까. 백84로 창하오는 포인트를 챙겼다. 흑85는 중원의 백 전체를 덮치기 위한 웅크림이다. 창하오는 백86으로 가볍게 탈출한다. 흑87은 중원 백대마를 고립시키기 위한 울타리치기. 창하오는 이세돌의 작전을 야유라도 하듯이 계속 포인트 적립에 나섰다. 백90까지 좌하귀의 실리는 착착 불어나고 있다. 백92는 교묘한 응수타진. 검토실에서는 참고도1의 백1 이하 3이 추천되고 있었으나 창하오는 흑93을 유도한 후 백94,96으로 좌하귀의 실리를 극대화시켰다. 좌하귀는 이제 25집이 넘는다. 흑99는 공격의 급소. 여기서 창하오는 15분의 시간을 썼다. 검토실에서는 참고도2의 백1 이하 백9가 추천되고 있었다. 그러나 창하오는 실전보의 백100으로 받았다. 참고도2면 약간이라도 위험부담이 남는다고 여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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