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세계무역大戰' 점화 수출비상

■ 수출환경 급속악화철강이어 반도체·자동차등 연쇄규제 가능성 세계 무역시장에 먹구름이 번지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통상법 201조에 따라 외국산 철강에 대해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취함에 따라 주요국간의 맞보복 조치를 빚고 확대될 경우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수출업체들은 철강제품에서 촉발된 무역분쟁이 다른 상품에까지 번질 경우 연쇄적인 수입규제를 불러일으켜 무역시장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 점증하는 무역분쟁 미 행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철강고위급협의를 통해 진행 중인 전세계적인 철강 잉여시설 감축논의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보복은 또다른 보복을 초래해 상대적으로 무역규모를 더욱 위축시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철강재 수입규제 방안을 유럽철강협회를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어 한국산 철강제품은 미국은 물론 EU시장에서도 위협받고 있다. EU 집행부는 지난 1월18일 제3국산 철강수입에 대한 ‘사전수입감시제’를 실시하기로 하고 수입급증시 세이프가드 발동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번 조치와는 별도로 업계의 냉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및 상계관세 제소로 우리를 포함한 20개국의 수입품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3∼4월 중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판정을 예고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은 EU 등의 연쇄적인 수입규제로 이어져 세계 철강교역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며 “21세기 자유무역질서의 틀을 짜기 위해 막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 협상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 비상 걸린 수출전선 세계 무역분쟁이 격화될수록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설 땅은 좁아진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 상품은 미국과 EU 등 23개국으로부터 반덤핑 101건, 상계관세 7건, 세이프가드 12건 등 모두 120건의 수입규제를 받고 있다. 특히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 발동은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32건에도 영향을 미쳐 수입규제 쪽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양준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미국경제가 침체하고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무역적자 해소가 최대 경제 현안이 되고 있다”며 “미국 행정부는 앞으로 더욱 공세적인 통상압력과 보호무역주의 기치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자동차의 경우 미국이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수입 자동차 관세를 현행 8%에서 2.5%로 내리고 수입차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배기량별 차등세율을 개선해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통상압력은 이달 중 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하는 ‘연례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보다 구체화할 것으로 괸측되고 있다 WTO에 가입한 중국도 오는 2005년까지 관세를 순차적으로 내리기로 했기 때문에 자국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반덤핑이나 세이프가드 조치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미 한국과 일본ㆍ인도 등의 석유화학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실시하기로 해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는 유럽도 예외가 아니다. 프랭크 헤스케 주한EU대표부 대사는 지난달 28일 연례무역장벽 보고서 발표를 통해 “한국의 무역장벽으로 무역 불균형이 초래됐다”며 “조선과 화장품ㆍ의약품 분야는 이미 심각한 수위를 넘어섰다”며 통상압력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EU는 현재 한국 조선업계에 대해 선박가격을 인상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통상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권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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