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의 워크아웃 결정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은행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금호그룹의 워크아웃 결정은 대우건설 풋백 옵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채권단 주도로 금호그룹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문제의 시작이라기보다 문제의 해결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대우건설을 현 시점에서 해외 사모투자펀드(PEF)에 넘겨 불확실성을 높이는 것보다 산업은행이 직접 인수하는 것이 낫다고 분석했다. 또 금호생명 등 주요 계열사의 매각에 채권단이 직접 관여한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매각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채권단은 SK글로벌ㆍLG카드 등에 대해 성공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며 "금호그룹의 경우 그룹 내 계열사의 재무구조가 매우 열악했던 대우그룹ㆍ기아차그룹의 사례보다 일시적인 재무구조 악화를 겪은 SK글로벌 사태와 유사해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시 성공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의 예상손실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키움증권은 금호그룹 위험노출도(익스포저)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을 25%로 가정한다면 은행 중 가장 많은 여신을 집행한 우리금융이 3,000억원 내외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고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며 "최근 주가가 많이 하락하고 펀더멘털이나 인수합병(M&A) 측면에서도 매력도가 높은 우리금융지주ㆍ하나금융지주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은행주의 본격적인 반등 시기는 내년 2~3월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시적 추가충당금 발생 요인을 제외하면 은행 실적은 당분간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익성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산업 재편에 대한 기대감이 상존하고 있어 내년 2~3월을 본격적인 반등 시기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호그룹 문제가 여전히 은행주에 부담이 되는 만큼 은행주의 추가조정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최근 금융 당국이 대출 가산금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경계해야 할 변수로 꼽혔다.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 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은 감당할 만한 수준이지만 일부 대기업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은행이 적정마진을 확보하고 실적개선 추세를 이어간다는 전제 또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