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우량기업 코스닥 탈출 바람


최근 들어 코스닥 우량기업들이 잇따라 유가증권시장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잇단 횡령 사건으로 이미지가 나빠진데다 개인들을 중심으로 일부 테마주들에만 매수세가 몰리면서 우량기업들의 주가 저평가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코스닥시장의 휴대폰 부품제조업체인 파트론은 공시를 통해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에 대한 안건을 다음달 29일 임시주주총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안건이 임시 주총에서 가결될 경우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본부로부터 상장 승인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동을 준비하는 코스닥 업체는 이뿐만이 아니다. 코오롱아이넷은 이미 지난달 19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마쳤고, 여행업종의 대장주인 하나투어도 같은달 25일 기관 수급과 투자자 요청 등을 이유로 오는 11월까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 3월 유가증권시장 이전 추진에 대해 주주들의 승인을 얻어냈으며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내년 시장 이전을 진행할 예정이고, 에이블씨엔씨도 조만간 이전 상장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 지난달 8일 기업 투명성 문제로 거래소로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 승인을 얻는 데 실패한 심팩메탈로이 역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다시 이전 신청에 나설 방침이다. 코스닥기업들이 잇따라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최근 코스닥시장이 각종 횡령ㆍ배임 등 악재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데다가 수급이 개인투자자 위주로 구성되다 보니 유동성이 일부 테마주로만 몰리는 경향이 있어 우량기업일수록 저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파트론, 하나투어, 에이블씨엔씨 등은 코스닥 우량기업부에 소속돼 있지만 주가는 부진한 상황이다. 파트론의 한 고위관계자는 “회사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개인주주 입장이나 기관 투자 유치 등의 측면에서 계속 코스닥시장에 남아 있는 것보다는 큰 시장으로 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임시 주총에서 승인만 되면 이전 상장 요건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국토지신탁의 한 관계자는 “금융업체인데 코스닥에 머물다 보니 회사 인지도도 떨어지고 주가도 낮게 평가 받아 상장 이전을 결심했다”며 “특히 주가 저평가 부분은 이전 상장 추진업체라면 다 똑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코스닥에서 주목 받던 우량업체들이 자격 요건만 갖춘다고 무턱대고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코스닥에선 대장주였을지 모르나 유가증권시장에선 대부분 소형주로 분류되기 때문에 기관 등으로부터 오히려 더 소외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08년 이후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사온 업체 10곳 중 상당수가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밑돌고 있는 상황이며 LG유플러스, 황금에스티, 동양시스템즈, 코오롱아이넷 등은 이전 상장 이후 주가가 더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이전하겠다는 업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최근 우량업체들이 코스닥을 계속 빠져나가려 하니 고민이 많다”며 “코스닥에선 우량업체였을지 몰라도 유가에선 별 볼일 없는 경우가 대다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성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우량기업들이 높은 주가변동성과 저평가 받고 있다는 인식 때문에 시장 이동을 많이 고민하는데 상당수가 이전 상장 후 특별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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