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재정'이 만들던 일자리 '민간'서 점차 대체

■ 고용시장에도 봄 바람 불어온다<br>제조업 투자·가동률 증가<br>구인인원 작년比 2배 껑충<br>유럽 재정위기등 불안 여<br>"안심 단계 아니다" 지적도

지난달 11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300만 고용창출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정운찬 총리,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단체 및 기업 대표들이 성공적인 출범을 알리는 파이팅을 외치며 자축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지난 3월 실업률과 취업자 수 증감 등의 발표에 앞서 두 달 연속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가 감소한 것은 고용지표 개선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우려했던 고용지표의 개선이 가시화되는 것은 수출이 산업활동 증가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소폭이지만 재정이 만들었던 일자리를 경기회복으로 민간이 조금씩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경기회복에 따른 고용시장의 봄바람은 미국에서도 불고 있다. 3월 미국의 실업률은 9.7%를 유지하며 신규 일자리가 3년 만에 최대치인 16만2,000개나 늘었다. 물론 폭설에 따른 노동자들의 일자리 복귀와 인구센서스 조사에 따른 조사요원 채용 등이 영향을 미쳤지만 실업의 악순환에 빠졌던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물론 미국 등 글로벌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던 고용문제가 경기회복을 등에 업고 회복된다면 출구를 향한 발걸음도 한층 가벼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용지표 개선 신호탄=고용시장 여건 개선은 이미 2월 고용동향에서도 나타났다. 청년실업률이 10%를 넘어서며 여전히 고용시장의 냉기가 가시지 않고 있지만 제조업의 투자와 가동률 증가에 따른 민간의 취업자 수는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는 3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가 두 달 연속 감소하며 취업자 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구인자들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노동부 취업정보 사이트인 '워크넷'이나 고용지원센터를 통한 3월 구인인원은 18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만3,000명(101.1%) 증가했다. 물론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서비스 동향에는 기존에 실업급여를 받던 사람들이 실제 취업으로 옮겨갔는지에 대한 분석이 빠져 있어 고용여건이 개선을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2월 중 취업자 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산업활동 지표 등 실물경제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3월 고용상황은 2월보다는 한층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물경제 가벼운 발걸음=1ㆍ4분기 경제지표는 경기회복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다. 생산ㆍ소비ㆍ투자 등 산업활동의 모든 지표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각종 경제지표도 1ㆍ4분기에 일단 호조세로 출발했다. 산업활동을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수출은 ▦1월 310억8,000만달러 ▦2월 332억7,000만달러 ▦3월 376억8,000만달러로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3월 수출은 1년 전보다 35.1% 늘어 금융위기 전 월 최대치(359억9,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삼성전자ㆍ현대차 등 국내 대표기업의 매출 및 실적 향상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1ㆍ4분기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7%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ㆍ4분기 -4.2%에 따른 기저효과에 따라 큰 폭의 상승률이기는 하지만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28.8%를 차지하는 제조업의 호조 등 1ㆍ4분기 산업생산이 활발하며 올해 성장률 5%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감경기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3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9로 전달보다 5포인트 오르며 7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출ㆍ생산ㆍ설비ㆍ수주ㆍ가동률 등의 BSI는 월드컵기간이었던 2002년 2ㆍ4분기 이후 가장 높다.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하지만 이런 경기회복에 대한 신호들이 완전한 경제의 회복을 나타내는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조심스런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원화강세와 아직도 불안한 유럽발 재정위기, 여기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변질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천안함' 사건 등은 언제든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원화 강세로 하반기 수출 기업의 채산성이 떨어질 가능성은 언제든 존재한다"며 "가계부채가 금융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지만 소비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상반기에는 수출회복을 중심으로 기저효과까지 겹치며 성장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다가 하반기 들어 감소세를 나타낼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한다. 재정에 따른 경기부양이 공백을 맞을 경우 민간소비가 빠르게 식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각국의 이른 출구전략 기조가 강화되며 대외환경이 악화될 경우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미국 경제의 긍정적인 전환은 언제든 출구전략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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