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2011 금융대예측] <3> 여신업계 CEO 경영전략 들어보니…



올해 여신업계의 화두는 ‘정글 속의 생존’이다. 금리 상승으로 조달여건이 지난해 보다 다소 악화되는 가운데 정부의 대출금리 및 가맹점수수료인하 압박은 여전할 것으로 보여 여신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만만치 않다. 여기에 KB국민카드가 올해 분사를 할 예정이고,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인수합병(M&A) 시너지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업계의 판도변화도 예상된다. 여신업계는 다소 보수적인 경영을 통해 기본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악화 변수는 ‘금융정책’= 본지가 신용카드, 캐피탈, 대부업 등 주요 여신업체 최고경영자(CEO) 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여신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 ‘금리ㆍ수수료인하 등 정부정책’을 꼽은 CEO가 43%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금리ㆍ수수료인하 등 정책변화가 올해 여신업계의 경영전략 수립에 가장 큰 변수인 것이다. 카드업계는 정부 방침에 따라 조만간 체크카드 수수료를 인하하고, 수수료 인하 가맹점 폭도 확대할 방침이다. 캐피탈 업계는 올해 초까지 하나ㆍ롯데ㆍ현대 등 주요 3사가 이미 최고 대출이자율을 10%포인트 가량 낮췄으며 다른 회사들도 조만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계는 정부가 관리감독을 강화할 방침이어서 지난해 같은 호황은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여신업계 CEO들의 올해 수익성 전망은 어둡다. 9명 중 4명이 올해 수익성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2명은 10% 이상 축소, 1명은 5%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한 것. 10% 이상으로 공격적으로 잡은 곳은 2개사에 불과했다. 수익성과 직결되는 또 다른 요소인 자금조달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올해 조달여건이 지난해 보다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CEO는 단 한 명도 없었다. 6명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3명은 오히려 지난해 보다 다소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캐피탈 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금리를 더 인하한다면 수익성 유지를 위해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업계자 자율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주고 새로운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내실 경영= 올해 여신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탓에 일부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여신업계는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의 경영전략 기조에 대해 9명의 CEO 중 4명이‘조직시스템 등 내부체질 개선 통한 효율성 강화’를 꼽았고, 3명이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로 재무건전성 강화’라고 응답했다. 보수적인 경영전략인 효율성 강화와 재무건전성 강화를 올해의 경영 화두로 삼은 것이다. 이에 따라 마케팅 비용전망에 대해서도 6명의 CEO가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해 올해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시중의 예측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다만 지난 연말 취임한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은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해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밝혔고, 올해로 출범 2년째를 맞는 하나SK카드의 이강태 사장은 “스마트폰 카드 등 신시장 진출에 주력하겠다”고 밝혀 공격적인 사업전략을 내놓았다. 이는 KB카드의 분사, 통신과 신용카드의 결합 등 시장의 역학구도 재편 가능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KB카드가 분사하면 KB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등 3사는 10%대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경쟁에서 밀릴 경우 ‘1강3중’체제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 또 스마트폰 신용카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하나SK카드 역시 올해는 KT라는 강력한 라이벌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KT는 우리은행ㆍ신한은행 등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비씨카드 지분 35%를 확보하며 카드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신용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업계는 전반적으로 내실 위주의 경영전략을 펼치면서 시장판도 변화에 따라 언제든 공격적인 경쟁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각 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는 수성하면서 호시탐탐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을 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부업계 제도권 진입하나=대부업계는 제도권 진입문제가 이슈다. 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가 중앙부산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는 등 꾸준히 저축은행 인수작업을 벌이고 있다. 웰컴크레디트 등 국내 대부업체도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법률 개정을 통해 대부업체를 여신전문금융업법 아래 두려고 하고 있는 점도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 대부업체에 대한 관리감독권이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대부업체가 여전법의 감독을 받게 되면 제도권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여신전문사에 준하는 관리감독을 받게 될 전망이다. 대부업계는 대부업체는 대부업법으로 관리하면 된다며, 소비자금융 부문을 신설해 대부업체를 여전법으로 감독하는 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요구와 더불어 자금조달 부문에 있어 족쇄가 풀릴지도 관심거리다. 대부업체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게 되면 대출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부업체들은 여전사와 저축은행에서 연 10% 안팎의 금리로 대출을 받아 영업을 하고 있다. 은행에서 자금조달을 하게 되면 대출금리를 더 인하할 수 있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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