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술로 도약하는 한국건설] (4) 한국형신도시 세계를 가다

제3세계·개도국서 잇따라 러브콜<br>토공, 14國 15개 도시서 사업진행<br>주춤했던 민간 업체들도 다시 시동


베트남 따이호따이 신도시 조감도

에?ㅀ?수주한 리비아 굽바 공동주택 조감도

지난 2007년 4월 한국을 찾은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홍보관을 둘러보면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카스피해의 자원부국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도시를 짓기 위한 선진기술이 부족했던 아제르바이잔에 단기간에 첨단도시를 만들어낼 수 있는 모범답안이 눈앞에 보였기 때문이다. 그후 2008년 12월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우리나라 신도시 수출의 새 역사가 쓰여졌다. 이종상 한국토지공사 사장과 후세인굴루 바기로프 아제르바이잔 환경천연자원부 장관은 오는 2038년까지 인구 5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7,200만㎡ 규모의 아제르바이잔 신도시 건설사업총괄관리(PMㆍProgram Management) 계약에 서명했다. 이는 단순 시공회사가 아닌 도시 '디자이너'의 성격을 띠고 국내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후 토공에는 제3세계 및 개발 도상국들에서 신도시 수출 요청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현재 세네갈ㆍ나이지리아 등 14개국에서 15개의 해외 신도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스피드(Speed)에 반한 외국 관료들 해외 진출 경험이 많은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 관계자들은 한국형 신도시의 강점에 대해 주저없이 '스피드'를 꼽는다. 불과 5~10년 사이에 대규모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첨단도시를 만들어낼 능력을 가진 나라는 오로지 한국뿐이라는 것이다. 김규현 한미파슨스 전무는 "유럽 및 선진국 신도시들은 대부분 20~30년의 장기적인 개발로 이뤄졌기 때문에 당장 도시화가 절박한 제3세계와 개발도상국에는 적절한 개발 모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토공을 방문한 리비아 및 예멘 정부 관료들도 분당신도시와 동탄ㆍ판교신도시 건설현장을 시찰하고 사업속도에 감탄했다는 후문이다. ◇미래 먹거리로 성장할 신도시 수출 토공의 한국형 신도시 수출 1호로 평가되는 아제르바이잔 신도시의 1단계 PM사업 계약금액은 약 450억원으로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PM 또는 건설사업관리(CMㆍConstruction Management) 사업에서 신도시 건설로 영역을 확대할 경우 앞으로의 잠재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일단 아제르바이잔 신도시 사업만 해도 2~3단계 사업관리 및 설계용역과 건설관리까지 토공이 맡게 되면 계약금액 규모가 약 1조원으로 커진다. 여기에 토공의 CM과 민간 업체의 시공 패키지 딜이 성공하게 되면 사업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38년까지 이 사업에 투입될 비용이 무려 565억달러(약 70조5,68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황기현 토공 해외사업기획단장은 "아제르바이잔 신도시 사업의 경우 예상 총 사업비의 50%만 한국 기업이 수주해도 약 390개의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간 신도시 개발도 다시 시동 걸어 지난해 금융위기를 겪으며 해외 신도시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민간 건설업체들도 최근 세계경기 회복과 더불어 다시 사업의 고삐를 죄고 있다. 대우건설과 경남기업ㆍ코오롱건설ㆍ동일하이빌ㆍ대원 등 5개 건설사로 구성된 THT개발㈜은 베트남 하노이시에서 북서쪽으로 5㎞ 떨어진 홍강 이남에 '따이호따이' 신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9만㎡의 부지에 중심상업지구와 주거단지가 어우러진 행정복합도시를 건설하는 것으로 2012년 완공될 예정이며 현재 토지보상이 진행되고 있다. GS건설도 베트남 호찌민시 남쪽 343만㎡ 부지에 인구 6만8,000여명을 수용하는 '냐베신도시'를 조성하고 있다. 회사 측은 냐베신도시를 정보기술(IT)과 첨단 인터넷 기능이 결합된 베트남 최고의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해 앞으로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중견 건설사들의 행보도 다시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엠코는 최근 세계 4대 산유국 중 하나인 리비아의 주택시장에 진출했다. 리비아 정부로부터 2,0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단지 및 기반시설 공사를 따낸 것. 이 사업은 특히 엠코가 해외에서 따낸 첫 공공 수주 사업이다. 엠코는 이 프로젝트의 설계시공은 물론 인력ㆍ장비ㆍ자재 등을 직접 조달하게 돼 국내에서 굴삭기 등 대형 건설장비까지 해상으로 운송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김창희 부회장은 "첫 해외 관급공사인 만큼 이 사업을 중동ㆍ아프리카시장 개척의 교두보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어 내년부터 다시 민간 업체들의 신도시 개발사업이 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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