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지검의 '파격적 인사실험'

특수부 근무 2년으로 연장<br>공판부엔 고참 검사 배치 <br> 공안부 등에 女검사 발탁<br> 전문성·기회균등 강조한<br>'김준규식 인사' 첫 시험대

검찰이 수사역량 강화를 위해 평검사들의 특수부 근무기간을 연장하고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공판부에 우수한 고참 검사를 대거 배치하는 등 파격적 인사실험에 나섰다. 김준규 검찰총장이 취임 일성으로 전문성 강화와 기회균등의 조화를 내세운 '김준규식 인사'의 첫 시험대여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서울중앙지검(노환균 검사장)은 올해 하반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정기인사의 후속조치로 평검사들의 부서를 새로 배치했다. 중앙지검은 이번 인사배치에 앞서 '검사 부서지정에 대한 예규'를 개정, 특수부·금융조세조사부·공안부 등 핵심 인지부서 근무기간 상한을 기존의 1년6개월에서 2년으로 연장했다. 서울중앙지검 전입 후 6개월내 인지부서 진입제한 규정도 폐지해 지방 검찰청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검사가 바로 특수부 등으로 배치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인사배치에서 서울중앙지검은 형사부 등 비인지부서 우수검사 19명을 특수부, 외사부, 공안부, 금융조세조사부 등 인지부서에 배치해 대거 물갈이 했다. 특히 미국 공인회계자 자격증을 소지한 손우창(사법연수원 31기) 검사를 금융조세조사 3부, 국제통상 전문가인 최용훈(27기) 검사를 외사부에 투입하는 등 검사 개인의 전문성을 최대한 배려했다. 이와 함께 경력 10년차 이상인 연수원 27~29기 검사 10명을 배치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도록 했다. 특수, 금융조세조사, 첨단범죄, 마약·조직 분야 전담 검사 7명도 대거 공판부로 발령받았다. 지금까지 공판부는 직접 수사를 하지 않고 공소유지만을 담당하기 때문에 검찰 내에서 상대적으로 경력이 짧은 검사들이 배치되는 비인기부서로 통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공판중심주의 강화, 국민참여재판 확대 등 재판환경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우수 검사를 공판부로 배치한 것"이라며 "주요 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것에 대한 대응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남성 위주였던 특수·공안부에 여검사를 발탁한 것도 눈에 띈다. 용산철거민참사 수사팀에 참여했던 강수산나(30기) 검사가 공안 2부, 김효겸 관악구청장 뇌물수수 혐의 공판에서 증거조작을 밝혀낸 김남순(30기) 검사가 금융조세조사 1부에서 일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평검사 배치에 앞서 근무성과, 전담경력, 인화, 교육·훈련 실적, 상벌, 청렴성, 책임감, 인권의식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직무수행능력 평가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법무부와의 조율이 필요한 중간간부 인사와 달리 이번 평검사 배치는 학연·지연 등을 철저히 배제하고 능력위주의 인사를 실시하겠다는 김 총장의 의지가 십분 발휘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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