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올림픽 효자종목 레슬링이 시작된다.
레슬링은 자유형 보다는 그레코로만형에서 더 좋은 성적을 올려오고 있는데, 그레코로만형부터 시작을 한다.
가장 가벼운 체급인 55kg급의 박은철, 60kg급의 정지현 모두 강력한 금메달 후보들이다.
특히 박은철은 항상 2인자의 설움을 겪어왔고, 정지현은 올림픽 2연패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다.
한국 레슬링은 76년 뮌헨올림픽에서 양정모가 첫 금메달(모든 종목을 통틀어 한국의 올림픽 출전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을 획득한 이후 보이코트를 한 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제외하면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7대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 가운데, 심권호 선수가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그레코로만 형 48kg,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는 48kg급이 없어지자 54kg급에 도전해서 또 다시 금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올림픽 초창기에 스웨덴의 칼 웨스터그렌은 대회마다 체급을 올려 금메달을 차지하는 끈기를 보였었다.
칼 웨스터그렌은 1920년 앤트워프올림픽에서는 그레코로만형 미들급에서 금메달을 땄고, 4년 후에 벌어진 19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라이트 헤비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1928년 암스테르담올림픽에서는 라이트 헤비급에 재 도전했지만 2연패에 실패했다. 그리고 1932년 LA 올림픽에서는 헤비급으로 한 체급 올려 4대회를 치르는 동안 체급을 올려 가면서 3체급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소련의 알렉산드로 메드베드 선수는 1964년 도쿄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라이트 헤비급, 1968년 멕시코에서 헤비급 그리고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수퍼 헤비급에서 금메달을 따내 3대회 연속 체급을 올려가며 금메달을 차지한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
특히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는 자신(105kg)보다 무려 85kg이나 더 무거운 미국의 테일러(190kg) 선수를 준결승전에서 물리치기도 했다.
스웨덴의 이바 요한슨 선수는 한 대회 자유형과 그레코로만 형에서 모두 금메달을 딴 이색기록을 갖고 있다.
이바 요한슨은 1932년 LA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 형 웰터급에서 금메달을 딴 후 자유형 미들급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리고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자유형 미들급에서 다시 금메달을 차지해 모두 3개의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레슬링 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는 러시아의 알렉산더 카렐린 선수를 꼽고 있다.
카렐린 선수는 87년부터 99년까지 13년 동안 유럽레슬링 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 형 무제한급 금메달을 차지했다.
또한 89년부터 99년까지 11년 동안은 세계레슬링 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 형 무제한급을 계속해서 석권했다.
88서울 올림픽과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그리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3대회 올림픽 같은 체급을 모두 제패했다.
그런데 더욱 고무적인 것은 유럽선수권 13연패, 세계선수권 11연패, 올림픽 3연패를 하는 동안 단 한점도 빼앗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레슬링은 상대선수에게 등만 잡혀도 1점을 빼앗기는 종목인데, 유럽선수권 세계선수권 올림픽 같은 메이저 국제대회에 15년 동안 단 한번도 상대 선수에게 등을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카렐린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결승전에서 미국의 럴런 가드너에게 패할 때 1점을 허용했을 뿐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그레코로만 형 60kg급에서 정지현 선수가 아테네 올림픽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한다.
정지현은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심권호 선배를 뛰어 넘기 위해서는 올림픽에서 3차례 우승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었다.
과연 정지현 선수가 자신이 한 말을 실천시킬 수 있을 것인지, 그래서 두 번째 도전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