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회의 아픈 이야기들 우리들의 현대침묵사- 정길화ㆍ김환균 외 지음, 해냄 펴냄 서필웅 기자 peterpig@sed.co.kr 해방 이후 60년. 한국 현대사에는 참으로 많은 끔찍한 일들이 있었다. 삼청교육대라는 이름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끌려가 온갖 고초를 당하기도 했고, 군대에 끌려가 이유를 알 수 없는 죽음을 당한 사람들도 있었으며, ‘연좌제’라는 이름으로 인생의 앞길이 막혀버린 이도 있었다. 이후 풍문을 통해서, 또는 피해자 자신의 증언을 통해서 많은 일들이 드러났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공식적’으로 말하지 못했다. 알고 있는 부조리한 것들을 말하지 못했던 시대.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한 단면이다. 이 책은 그렇게 침묵했던 그 시절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을 한 꺼풀씩 풀어보는 책이다. 저자들은 MBC의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를 만들었던 13명의 프로듀서들. 지난 1999년 시작해서 7년여를 이어져 온 이 프로그램은 그 동안 현대사에서 풍문으로만 내려오던 수많은 아픈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꾸며 많은 각광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미스터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그들은 방송을 통해 밝히지 못했던 못다한 이야기들을 책에 담았다. 책은 크게 4개의 카테고리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억압과 폭력의 나라’에서는 80년대 녹화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강제징집 당한 뒤 의문사를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영화 ‘실미도’를 통해 우리에게 친숙해진 북파공작원의 이야기, 삼청교육대의 일화 등이 담겨있다. 2부 ‘풀리지 않는 역사 속 미스터리’에서는 10ㆍ26사태와 정인숙, 김형욱 등의 죽음, 3부 ‘헤어나지 못한 레드 콤플렉스’에서는 오랫동안 대한민국을 지배했던 레드 콤플렉스를 중심으로 보도연맹 사건,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 등을 다뤘다. 마지막으로 4부 ‘미국과 일본, 당신들의 대한민국’이 취급하는 내용은 소파(SOFA), 기지촌 정화운동 등이다. 오랜 취재와 많은 인터뷰를 통해 밝혀진 풍부한 정보를 통해 프로듀서들이 풀어내는 이야기들은 웬만한 대하역사드라마보다 흥미진진하다. 속속들이 풀어내는 과거의 비밀들은 우리 미래의 모습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기에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입력시간 : 2006/09/29 1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