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중국 분기 성장률보다 장기 전망을 더 걱정해야

중국 경제에 고성장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가. 중국 국가통계국은 21일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7.3% 증가했다고 밝혔다. 예측치(7.2%)보다는 높았으나 직전분기의 7.5%에서 0.2%포인트 뒷걸음질 친 것이다. 리커창 총리도 중국 경제의 '하행(하방)' 압력을 인정하면서 올해 경제성장이 목표치(7.5%)에 못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문제는 올해뿐 아니라 중국 경제 성장속도 둔화가 추세적이라는 점이다. 중국 내 연구기관들로부터 이런 전망이 제기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리양 중국 사회과학원 부원장은 최근 중국의 잠재 성장률이 7.8~8.7%(2011~2015년)에서 2016년부터 5년 동안 5.7~6.6%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사회과학원이 그동안 추정했던 잠재 성장률 수준(6.4~7.8%)을 크게 밑돈다. 생산가능 인구 감소, 노동생산성 하락, 서비스업의 낮은 생산성, 설비과잉에 따른 투자둔화 등이 성장률 둔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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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간조사기구 컨퍼런스보드의 장기전망은 중국 사회과학원보다 더 비관적이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을 5.5%로 전망했다. 2020~2025년에 접어들면 연평균 3.9%로까지 성장률이 떨어진다. 지난해 7.7%를 나타낸 중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10년 안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정도로 급속하게 조정을 받는다는 의미다.

중국 지도부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얼마 전부터 부동산과 금융 완화 등 전방위적인 부양 노력을 펴고 있다. 하지만 과거 고속성장을 했던 중국 경제가 점차 둔중해지는 것도 이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흐름인 듯하다. 지나치게 빠른 성장률 하락은 중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 경제와 세계 경제 전반에 치명적일 수 있다. 한국 경제도 더 이상 중국 경제의 고성장에 기댈 수만은 없게 됐다. 예측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책을 준비해나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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