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위기의 알카텔-루슨트, CEO·회장 동반사임

통합효과 보지 못하고 적자행진<br>2분기 손실 17억弗 작년의 2배


2년 전 프랑스의 알카텔과 미국 루슨트가 합병, 세계 최대의 통신 장비업체를 탄생시켜 주목을 받았던 패트리샤 루소 최고경영자(CEO)와 세르주 튀릭 회장이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동반 사임키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하지만 후임 CEO가 정해지지 않아 경영 공백이 예상되는 데다 경영진 교체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보장도 없고 경쟁사들의 공세는 날로 격해지고 있어 당분간 위기 탈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알카텔-루슨트는 29일(현지시간) 루소 CEO가 후임자를 물색한 뒤 올해 연말께 사임하고 튀릭 회장은 10월 1일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2분기 손실은 11억 유로(1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억8,600만 유로)의 2배에 달했다. 이날 부진한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사임 소식이 호재로 작용, 파리 주식시장에서 알카텔-루슨트 주식은 2.1%올라 3.91유로에 마감했다. WSJ는 루소 CEO와 튀릭 회장의 퇴장에 대해 “알카텔-루슨트의 출범 1기가 고통스럽게 마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6년 대서양을 넘나드는 기업 합병을 단행한 후 통합 효과를 보지 못해 적자 행진을 이어갔고 시가 총액 도 반토막 나자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회장과 CEO의 사임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합병으로 연구ㆍ개발 등에서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했지만 예상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했고 이머징 마켓에서 에릭슨 등 경쟁사에 상당수 고객을 잃었다. 결국 2006년에는 1억7,600만유로, 2007년에는 25억 유로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만6,500명의 감원을 포함한 구조 조정 계획을 내놓았다. 올해 70살인 튀릭 회장은 1995년부터 알카텔을 이끌어 왔으며 닷컴 버블 붕괴로 대부분의 경영자가 물러난 와중에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 56살인 루소 CEO는 AT&T의 벨 연구소르 거쳐 2006년부터 AT&T서 분사한 루스트테크놀로지를 이끌었다. 지난해 포춘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10대 여성 중 한 사람이며 퇴임 때 600만 유로의 받게 된다. 투자자들은 이들의 퇴임을 반겼다. 스위스라이프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장 필립은 “특히 튀릭 회장에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는 트레이더들에게 좋은 뉴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경영 공백을 우려하기도 했다. 웨스트LB의 애널리스인 토마스 랭거는 “어려운 시기에 필요한 것은 진정한 리더십”이라며 알카텔-루슨트 주식에 대해‘매도(Sell)’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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