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제는 간접투자시대] <4> 간접투자는 세계적 추세

[이제는 간접투자시대]간접투자는 세계적 추세 美가정 절반이상이 펀드가입 전세계에 간접투자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국내에서 일고있는 바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말 그대로 '열풍'이다. 세계 최대의 자본시장인 미국의 경우 절반 이상의 가정이 펀드에 가입하고 있고, 우리나라 인구의 2배나 되는 9,000여만명 이상이 투자신탁에 돈을 맡기고 있다. 펀드 자산만 7조달러에 달한다. 일본 역시 연금제 도입으로 과거의 중흥기를 되찾고 있다. 유럽도 상장지수펀드(ETF)의 하루 평균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비하면 국내 간접시장은 170조여원의 규모로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2010년까지 연평균 22%씩 늘어나 1,0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간접투자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 미국 가정의 절반 이상이 펀드 가입 흔히 뮤추얼펀드로 불리는 미국의 간접투자시장은 20세기 미국 금융산업 중 최고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지난 81년 2,414억 달러에서 91년 1조4,000억 달러로 여섯 배 증가했고 이후 5년간 2배의 성장을 거두는 등 90년대 들어서도 연 21.4%라는 고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말 현재 펀드자산 규모는 약 7조달러로 은행의 6.5조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미국 세대의 52%와 인구 3명중 1명 꼴인 9,300만명이 간접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침체기였던 지난해에도 5,050억달러나 순유입됐다. 장선명 동양투신운용 사장은 "미국 경제회복과 맞물려 분산투자ㆍ전문가 운용ㆍ매매의 용이성ㆍ해외투자 등 간접투자의 장점이 투자자들의 욕구에 부응하면서 펀드산업이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연금제가 10여년간 꾸준히 확대보급된 데다 판매채널이 다양화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펀드산업규모는 지난 89년 버블경제가 최고조에 달했을 당시 59조엔을 기록한 이후 격감하기 시작해 98년 말 42조엔까지 떨어지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정책 지원, 신상품 도입, 연금제 도입 등으로 다시 증가세를 반전해 지난해 말에는 58조엔으로 급증하며 과거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 유럽에서는 최근 우리나라에 도입된 상장지수펀드(ETF)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ㆍ4분기 하루 평균 거래량이 55%나 증가했다. ▶ 아직 갈 길 먼 국내 현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간접시장은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 크게 뒤쳐져 있다. 우선 전체 펀드수탁액 규모가 미미하다. 지난 15일 현재 전체 펀드 수탁액은 165조여원(신탁형 제외). 대우사태가 터진 지난 99년말 256조원을 정점으로 자금 이탈이 지속돼 2000년말엔 138조원까지 급감했다. 이후 금리하락 등에 힘입어 소폭 회복되긴 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하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의 경우 주식형펀드가 전체의 52%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주식에 소량 투자하는 혼합형까지 합쳐도 28%대에 불과하다. 순수주식형만 놓고 보면 5%에 그치고 있다. 미국은 47%, 일본은 24%다. 기관의 힘이나 시장의 매수기반이 취약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상황이다. 더욱이 주식형펀드의 운용기간이 너무 짧다. 3년이상 지난 펀드를 국내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미국은 3년 미만인 펀드가 전체의 5%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30년 이상의 펀드가 30%에 달한다. 그렇다고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 백운 삼성증권 연구원은 "간접시장 규모는 오는 2010년까지 연평균 22%씩 늘어나 1,0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추정했다.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정부와 투자자들의 인식도 변화하고 있어 우리나라 역시 세계적인 추세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ETF, 펀드산업 도약 분수령 될까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다. 지난 몇 년 사이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국가에서 ETF 열풍이 불며 전통적인 인덱스펀드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97년 70억달러에 불과하던 ETF 규모가 지난 8월 말 920억달러로 급성장했다. 올 상반기 주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40억달러 자금이 유입됐다. 거래량도 8%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ETF는 미국 역사상 가장 성장속도가 빠른 금융상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 역시 지난 상반기 21개의 새로운 ETF가 상장되는 등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고, 일본ㆍ싱가포르ㆍ호주ㆍ홍콩 등도 최근 ETF를 상장시키는 등 ETF 열풍은 전세계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국내시장에도 지난달 중순 상장된 이후 KODEX200의 경우 한달만에 400만주의 거래량을 기록하는 등 예상 밖의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배재규 삼성투신운용 시스템운용본부장은 "ETF가 펀드시장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며 "ETF는 간접시장을 한단계 도약케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홍준석ㆍ김정곤ㆍ이재용ㆍ김상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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