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발표 이후 개성공단 진출기업들이 북한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공장을 가동 중인 기업들은 현지 생산 비중을 기존의 50~60%에서 70~85% 수준으로 올릴 계획이며 새로 공장부지를 분양받은 기업들은 신사업 진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으로 개성공단의 몸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입주기업들의 프리미엄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로만손ㆍ에스제이테크ㆍ재영솔루텍 등 개성공단 시범단지에 입주한 13개 기업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성공단을 주력 생산기지로 적극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계ㆍ주얼리업체 로만손은 현재 전체 생산물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개성공단에 제2공장을 세워 기능성 시계를 제외한 시계 전물량(85%)을 북한에서 생산, 개성을 시계 부문 생산기지로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로만손 관계자는 “현재 공장설계를 의뢰해놓은 상태로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가면 내년 여름부터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부품 및 실린더부품을 생산하는 에스제이테크도 최근 분양받은 부지에 제2공장을 세워 생산 비중을 기존의 50%에서 7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에스제이테크는 개성공단에서의 생산물량과 아이템은 대폭 늘리는 대신 부천ㆍ김포공장에서는 생산 비중을 낮추고 연구개발(R&D)에 주력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 아이템도 구분해 남쪽에서는 반도체부품, 북쪽에서는 실린더부품과 고무제품을 주로 생산할 것”이라며 “개성공단에서 성과가 있다고 판단해 추가분양을 받았는데 정상회담을 한다니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평균 2.3대1의 경쟁률을 뚫고 1단계 잔여공장 부지를 새로 분양받은 동원에프엔비는 이곳에 식품가공공장을 지어 신규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북한의 전통 음식재료를 적절히 가공할 수 있다면 신시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동원에프앤비 관계자는 “개성공단을 잘만 활용하면 남한에서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부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북한산’을 활용한 신사업 영역도 개척할 수 있다”며 “그동안 안정적인 원료조달이 문제였는데 이번 정상회담으로 걸림돌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외에 북한 경협사업 기업들도 이번 정상회담의 수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6월 금강산 관광지구 내 가스충전 및 공급사업 추진을 승인받은 한국LP가스는 기복이 심한 수익구조가 이번 기회에 안정화되길 바라고 있다. 김수방 한국LP가스 회장은 “매달 식당이나 판매장을 대상으로 한 매출에 기복이 심하다 보니 이익산출이 힘들었지만 앞으론 (기복이) 좀 줄어들지 않겠냐”며 “개성이나 금강산 외에 다른 곳에서의 사업기회도 더 많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한국토지공사에는 1단계 사업부지를 놓친 기업들의 향후 분양계획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토공 관계자는 “2단계 사업용지 분양에 대한 문의가 많지만 토지조성기간을 감안하면 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아 기다리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정상회담을 계기로 사업 진척속도가 좀더 빨라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