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이닉스, 현대건설에 1억달러 소송

하이닉스반도체(구 현대전자)의 영국공장 매각대금 1억달러 북한지원 의혹 사건에 대한 사실 여부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하이닉스는 “지난 5일 현대건설을 상대로 1억달러의 양수금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제기했다”며 “2000년 6월께 현대그룹 최고경영진의 지시로 하이닉스 미국ㆍ일본법인에서 각각 8,000만달러, 2,000만달러를 끌어다가 현대건설에 대여했으나 지금까지 돌려받지 못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6일 밝혔다. 이로써 ▲하이닉스가 1억달러를 돌려받아 자금난에 숨통을 트게 될지 ▲돈은 정말로 북으로 갔는지 등을 둘러싸고 법정공방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더욱이 하이닉스 소액주주들이 당시 현대전자와 현대그룹 최고경영자들을 상대로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할 움직임이어서 돈 송금의혹은 검찰수사와 법원판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는 당시 자금대여 요청이 들어오자 일단 미국ㆍ일본법인에서 1억 달러를 받아 현대건설의 페이퍼컴퍼니(알카파지)에 송금했으며 이후 영국 스코틀랜드 반도체공장 매각대금 1억6,200만달러 중 1억달러를 미국ㆍ일본법인에 지급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가 이처럼 계열사이던 현대건설을 상대로 발 빠르게 법적대응에 나선 것은 1억달러 대북송금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자 자금의 용도에 대해서는 현재의 하이닉스와 전혀 무관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이닉스는 소송제기에 대해 지난해 11월 한나라당측이 처음 의혹을 제기한 이후 12월과 올 1월 두차례에 걸쳐 현대건설에 1억달러 변제를 요청했으며 답변이 없자 소송을 준비해왔다고 밝혀 소송제기가 갑작스런 조치는 아님을 강조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일단 소송이 제기된 만큼 “모른다”는 자세로 일관하기는 더이상 힘들 것으로 보고 당시 하이닉스측으로부터 돈을 대여받은 것으로 지목된 아랍에미리트내 현지법인 알카파지의 내역을 파악하는 등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그러나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시 책임자는 물론 관련 서류도 남아있지 않아 사실 확인이 안되는 상황인 만큼 제기된 소송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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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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