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라틴어 ‘유비크(ubique)’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말의 현재 의미는 ‘언제, 어디서나 어떤 것을 이용해서라도 네트워크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과 공간’을 말한다. 연령ㆍ세대에 따라 생소할 수도, 익숙할 수도 있는 ‘유비쿼터스’의 개념은 지금 우리 생활에서 너무나 익숙한 모습으로 구현되고 있다.
초기 유비쿼터스시대를 이끌고 있는 휴대전화의 기능을 떠올려보면 이 말은 더욱 실감이 난다. 거리를 걸으며 각종 전자상거래와 금융거래를 할 수 있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 영화감상도 할 수 있게 됐다.
농업 분야 역시 이와 같은 유비쿼터스시대의 영향력에서 결코 예외일 수 없다. 농업의 패러다임 또한 씨를 뿌려 열매를 얻는 정직한(?) 생계형에서 최신 정보와 첨단기술로 무장해 세계와 싸워 이겨야 하는 글로벌 비즈니스형으로 변모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농민들도 원격제어시스템을 통해 장기여행 중이라도 기상 변화에 따라 자신이 소유한 온실의 온도를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농산물 유통ㆍ수출 업체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온라인 네트워크에 접속해 세계 농업의 흐름을 읽으며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는 경쟁력을 지녀야 한다. 농업 부문에도 유비쿼터스 영농시대는 분명히 도래하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을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비가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는 작게는 개인의 성패와 크게는 나라의 명운을 좌우한다. 다행히 한국 농ㆍ수산물의 수출 진흥을 전담하고 있는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서는 농수산물 유통ㆍ수출 분야의 디지털시대를 대비해왔다.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농수산물 무역정보(KATI) 및 전자무역시스템(AgroTrade)을 통해 농업 분야의 ‘디지털 실크로드’를 마련했고 2003년에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으로 온 세계가 숨죽이고 있을 때 최초의 사이버 농ㆍ수산물 수출상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부터는 무선 인터넷 환경을 통해 농ㆍ수산물 가격ㆍ유통정보를 검색하고 비축물자 전자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초기 유비쿼터스 환경을 조성했다.
물론 이러한 일들은 아주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 aT는 유비쿼터스시대가 창출해낼 새로운 농업 환경을 가늠하고 이에 대한 착실한 대비를 기울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농업인들의 마음이다. 손끝 하나로 모든 일이 이뤄지는 세상을 상상하며 기꺼이 거기에 동참하려는 의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