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교황 후보 전력ㆍ자질 시비 무성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추기경 비밀회의)가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교황 후보 추기경들을 둘러싼 전력 및 자질 시비가 무성하게 일고 있다. 언론들이 정치권의 선거 캠페인처럼 유력 후보들의 과거 경력과 건강상 문제점등을 집중 추적한 데다 추기경들도 이 같은 보도를 줄곧 모니터했던 것으로 전해져교황 선출 과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먼저 차기 교황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독일의 요제프 라칭어 추기경의나치 전력을 영국 선데이 타임스가 이슈화했다. 신문은 초보수적인 교리해석으로 `신의 로트와일러(독일산 맹견)'라는 별명을얻은 라칭어 추기경이 10대 시절 독일 나치의 청년 조직인 `히틀러 유겐트'에 가입한 사실이 있다고 전했다. 라칭어 추기경은 또 2차대전 당시 항공기 엔진을 만들던 BMW 공장의 방공포 부대에도 근무했으며 헝가리에서 대전차 장애물을 건설할 때에는 유대인들이 처형되는현장도 목격한 것으로 전해져 집중적인 검증대상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5일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아르헨티나군사독재 시절인 1976년 예수회 수사 2명의 납치 행위에 개입했다는 시비가 불거져나왔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 대변인은 이에 대해 한 인권 변호사가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중상모략'이라고 반박했다. 이탈리아 좌파 언론 일 마니페스토는 또 유력한 이탈리아인 교황 후보인 안젤로스콜라 추기경이 심각한 두통과 신경성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유일한 아시아권 교황후보인 인도의 이반 디아스 추기경에 대해서도 당뇨병을앓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불거져나왔으나 곧이어 디아스 추기경과 친밀한 한 사제의발언을 인용, `잘못된 내용'이라는 반박 보도가 이어졌다. 이탈리아의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추기경이 파킨슨병 증상으로 보이는 경련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일부 보도도 있었다. 파킨슨병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겪었던 질환으로 진보적인 교리 해석주의자인 마르티니 추기경은 보수파 라칭어 추기경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교황 후보로 여겨져왔다. 디오니지 테타만치 추기경도 공격을 받았다. 보수주의자인 척할 뿐 실제로는 보수파가 아니라는 것이다. "교황으로 콘클라베에 들어간 사람이 추기경으로 걸어나온다"는 이탈리아 속담이 의미하듯 콘클라베 직전 유력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결과적으로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티칸시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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