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름값 고공행진 지속예상

IEA보고서 전망… 공급량부족→재고감소 악순환올 겨울 국제유가가 미국의 대 이라크전(戰) 발발 여부와 상관없이 현재의 급등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1일 9월 정기보고서를 통해 "유가급등은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불안보다 공급량 부족이 더 큰 이유"라면서 산유국의 증산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전쟁 불안이 해소되더라도 높은 유가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 12월부터 8월까지 유가가 40%이상 급등, 이미 배럴 당 30달러에 육박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북반구의 원유수요가 급증하는 올 겨울 더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IEA 보고서는 올 4ㆍ4분기 세계 석유수요가 지금보다 160만배럴 증가한 하루 7,810만배럴로 늘어날 전망인데 반해 생산은 지난 8월 현재 하루 7,610만배럴로 양자간 차이가 하루 200만 배럴 가량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IEA는 이 같은 공급량 부족이 이미 재고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 에너지 당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적정 수준인 3억달러 미만으로 하락했으며, 지난 9월 첫째 주에도 총 재고량의 1.8%가량인 530만배럴이 감소했다. IEA는 이 같은 상황이 공급 부족으로 유가가 급등했던 지난 99년과 비슷하거나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12일 공급부족과 전쟁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이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경제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산유국 단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 같은 주장이 과장된 것이며, 11월 오사카에서 소집되는 OPEC 각료회담을 앞두고 증산압력 차원에서 내놓은 '정치적'분석이라고 주장했다. 알바로 실바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이 같은 주장을 근거로 증산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유럽연합(EU)은 11일 원유 시장에서 비정상적인 이유로 원유 가격이 폭등할 경우 공동 대응하기 위해 회원국들의 전략비축 석유를 확충하고 이를 이용해 시장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채택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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