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北, 핵프로그램 신고서 제출] 정부, 대북기조 바뀌나

식량지원·대화 재개등 속도 낼듯<br>北 '通美封南' 고수여부가 변수

[北, 핵프로그램 신고서 제출] 정부, 대북기조 바뀌나 식량지원·대화 재개등 속도 낼듯北 '通美封南' 고수여부가 변수 홍병문 기자 hbm@sed.co.kr 북한의 핵 신고로 '비핵화' 문제가 급물살을 타면서 남북관계 기조 또한 어떤 변화가 보일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 정부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북한이 비핵ㆍ개방 등 변화 모습을 보이면 북한에 적극적인 경제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혀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이번 핵 신고는 남북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로서는 최근 북미관계의 '해빙' 분위기 속에서 국제사회 지원 흐름도 외면하기 힘든 여건이어서 인도적 차원에서의 대북 쌀 지원은 물론 남북관계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도 크다. ◇정부, 대북 기조 변화 가능성=홍양호 통일부 차관은 지난 11일 "정부가 요청한 대북 옥수수 지원 협의건에 북한이 계속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거나 공식적으로 거부하면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한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검토해나갈 것"이라며 북한의 지원 요청과는 무관하게 정부가 대북 식량지원에 나설 뜻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남북관계에서 상호주의 원칙을 엄격히 고수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유연성을 발휘하겠다는 뜻으로 '요청이 있을 경우 지원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양보한 것이다. 북한의 핵 신고로 핵 폐기 수순 3단계 가운데 2단계(핵 신고ㆍ불능화)가 사실상 마무리되고 북핵 문제 해결의 속도가 붙으면서 남북관계가 기존 틀을 벗어나 빠른 속도로 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6ㆍ25 참전용사 위로연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변화에 나선다면 북한 경제가 자립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며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는 '개방'이라는 표현 대신 '변화'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도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새로운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최근 북핵 협상 진전을 계기로 식량지원은 물론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각종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핵 신고서 제출로 북한의 핵 폐기 의지가 어느 정도 확인된 이상 정부로서도 이명박(MB) 대통령의 '비핵ㆍ개방ㆍ3000' 공약에 따라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 명분이 생긴 셈이어서 남북 대화 복원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정책이 변수=이 같은 정부 노력에 불구하고 남북관계 변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쪽은 사실상 북한이라는 데 정부의 고민이 있다. 북한은 3월 북한이 개성공단 경협사무소에서 남한 당국자를 추방한 후 대남 압박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북한은 식량 사정 악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옥수수 지원 제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직접 통하고 남한은 배제한다는 이른바 '통미봉남' 전략을 여전히 고수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남북 대화 재개의 실타래를 식량지원 등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에서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대북 지원을 의제로 공식 회담을 제의하면서 자연스럽게 남북관계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극동문제연구소)는 "이번 북핵 신고는 남북관계를 북핵 문제와 연결해놓은 이명박 정부가 대북 유화 제스처를 보일 수 있도록 외적인 체면을 살려놓은 셈"이라며 "이번 북핵 신고 제출을 계기로 이명박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북 식량지원에 나서 남북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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