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시민들 네거티브보다 미래 택해

네거티브 판쳤지만 정권심판론이 승부 갈라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과거지향적인 네거티브 공방 속에서도 유권자들은 미래를 내다 본 변화를 택했다. 특히 20~40대 젊은 유권자들이 휴일이 아닌 보궐선거임에도 출퇴근길에 대거 투표에 참여한 것이 당락을 결정짓는 주요인이 됐다. 네거티브 구도보다 정권심판 구도가 승부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오후 7시 현재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체 유권자 837만4,067명 가운데 359만4,017명이 투표를 마쳐 42.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000만 서울시민들의 삶의 질을 좌우할 부동산ㆍ주거, 육아ㆍ보육ㆍ교육, 복지, 일자리 창출, 안전, 부채 감축 등 주요 정책이슈가 네거티브 바람에 묻혀 아쉬움을 남겼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단일후보는 지난 10일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실천 협약식’에서 정책선거를 다짐했지만 허언에 그쳤다. 정책공방이라고 해봐야 기껏“박 후보는 현실가능성이 떨어진다. 말만 앞세운다”“나 후보는 오세훈 아바타다. 똑같다”는 정치 공세만 폈다. 나 후보 측은 초반 지지율 격차를 만회하기 위해 박 후보의 병역, 학력의혹과 시민단체 대기업 기부금 문제 등 시종일관 검증을 내세운 전방위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갔다. 여기엔 홍준표 대표 등 한나라당은 물론 강용석 무소속 의원, 보수 시민단체 등 범여권이 모두 가세했다. 박 후보 측은 여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선거 종반에 나 후보의 피부과 고액 이용과 다이아 반지 축소신고 등을 들며‘1% 상류층의 특권과 반칙을 심판하자’며 역공에 나섰다. 민주당과 박 후보는 정권심판을 내세우며 야권 지지표의 결집을 유도했다. 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은 “심지어 색깔론에다 사탄론까지 나올 정도로 네거티브가 판쳤지만 결국 정권심판론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여당 입장에서는 초반 열세 국면에서 네거티브 공세로 인해 일단 ‘정권심판’구도를 비껴가며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만들었지만 막판 승부를 결정짓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이다. 네거티브 선거는 상대방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자신에게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전 경희대 학부대학 교수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으로 나 후보가 오차범위내 접전을 폈지만 네거티브는 상대방 뿐만 아니라 이쪽도 벨 수 있는 양날의 칼”이라며 “결국은 이명박 정부 심판 구도가 힘을 받으면서 네거티브 구도를 눌렀다”고 평가했다. 투표 이후 출구조사 결과에서는 SNS 세대인 2030의 힘이 그대로 나타났다. 20대의 박원순 후보 지지율은 69.3%로 30.1% 지지를 얻은 나경원 후보를 33.2%포인트 이상 앞섰고 30대에서는 박 후보의 지지율이 75.8%에 달했다. 또 40대에서도 박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66.8%를 기록했다. 박 후보에 대한 2030 세대의 절대적인 지지는 네거티브 정치에 대한 식상함과 함께 내년 총선, 대선에도 민감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대권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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