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인천경제자유구역 축소 파장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영종지구 내 개발계획 미수립지가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되면서 행정업무 이관을 놓고 인천경제청과 중구청의 갈등이 심각하다. 중구청은 개발계획 미수립지 행정업무가 이관되면 예산이나 인력 문제 등 감당하기 힘든 숙제를 떠안게 돼 이 문제를 푸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인천경제청은 관할 구역이 중구청인 만큼 모든 행정처리를 '중구가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며 맞서고 있다. 인천시는 최근 지식경제부가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를 요구한 중구 운남ㆍ운북ㆍ중산동 등 영종 미개발지 17.7㎢와 인천공항 58.4㎢ 가운데 각각 11.8㎢, 28.1㎢의 해제에 동의했다. 이들 지역은 지식경제부의 지정 해제 절차를 거쳐 다음달 경제자유구역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과 활주로 등은 순수한 공항시설에 국한돼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기업ㆍ투자유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영종 미개발지의 경우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후 별다른 개발사업이 이뤄지지 않은 채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해 왔다. 따라서 이 지역이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되면 행정업무 관할은 종전 인천경제청에서 중구청으로 바뀐다. 하지만 중구는 정부와 인천경제청이 개발계획 미수립지의 난개발에 따른 문제 등 현안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은 채 행정업무를 일방적으로 이관하려 한다며 발끈하고 있다. 우선 2,400여건에 이르는 속칭 깡통주택(보상을 노리고 지은 건축물) 등과 관련된 민원이 쏟아질 경우 건축허가를 내준 인천경제청 대신 수습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이와 함께 이 지역 투자자의 반발과 그동안 재산권 행사가 제한됐던 지역 주민들의 집단민원 등 각종 골칫거리를 중구가 맡아야 한다. 개발계획 미수립지 행정업무가 이관되면 토지관리 등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것도 중구로서는 난감한 문제다. 세수는 늘어날 게 없는 반면 상ㆍ하수도와 도시가스, 교통시설 등 각종 기반시설 확충에 수천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시와 경제청이 재정지원과 인력충원 등을 약속하지 않으면 넘겨받을 수 없다는 중구청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지식경제부는 영종 미개발지의 지정 해제로 경제자유구역이 축소된 영종지구에 항공정비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앞으로 개발 여건이 형성돼 시의 요청이 있으면 일부를 다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기로 인천시와 약속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와 인천경제청의 장밋빛 청사진을 믿고 수년간 권리 행사를 못해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그때 가서 보자'는 식의 정부와 인천경제청의 주먹구구식 정책을 주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할 따름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