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엷어지는 중산층

최근 우리 나라의 중산층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한다. 이들이 고소득층으로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저소득층으로 전락하는 것이 문제이다. 통계청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중 중산층 가구수는 외환위기 이전의 52.3%에서 지난해 말에는 45.8%로 감소했다. 한 민간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스스로 중산층에 속한다고 느끼는 사람의 비율이 53.1%에서 34.8%로 크게 감소하였다. 이것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이 통계청의 공식적인 조사결과 보다 많음을 알 수 있다.그 주된 원인은 실업자의 증가와 임금·급여의 감소에 기인하며 특히 화이트칼라로 불리는 봉급생활자의 실직이 중산층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중산층은 사회의 허리에 해당한다. 허리가 튼튼해야 건강한 생활이 가능한 것처럼 우리 사회도 중산층이 두꺼워야 건전한 사회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재화와 용역의 주수요자로서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크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통합과 안정의 근간이 되고 있다. 70년대초 정부는 중산층을 두껍게 하고자 근로자 재산형성 저축제도를 도입하여 금리·세제상의 유인을 제공하였으며 이로 인해 축적된 금융자산은 생활안정에 도움이 될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에 필요한 내자 조달에도 한몫을 하였다. 無恒産이면 無恒心이란 옛글귀가 있다. 안정된 생활, 장래에 대한 보장이 가능할 때 건전한 사회와 국가를 위한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사회안전망이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다. 사회보장제도를 일찍이 도입하였던 선진산업국가에서도 멀지않은 장래에 재원 부족으로 그 제도가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제 국가의 안전망도 믿을 수 없어 기업이나 개인이 이를 보완하는 제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그러므로 개인연금이나 기업연금에 세제상 유인을 주어 사회안전망을 보강하는 것이 필요하다. 엷어져 가는 중산층을 두껍게 하기 위한 정부의 유인책이 강화되어야 하겠다. 그 방안의 하나로 기업연금을 다양화하여 기업의 부실화와 관계없이 퇴직후의 생활이 보장될 수 있는 「확정갹출형」기업연금제도를 많은 금융기관에서 취급하도록 세제혜택을 주고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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