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제경제자문단 서울총회] “서울, 도쿄전철 밟지 말아야”

2003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 정기총회에 참석한 국제금융전문가들의 지적은 `국제금융의 중심지로서의 서울의 잠재력은 크지만 많은 문제점들을 시급히 해결하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지 못하면 언제든지 밀릴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도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본흐름을 막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라=존 스투더진스키 HSBC그룹 투자뱅킹 CEO는 “금융센터는 자본의 교차로다. 자본의 교차로에 서기를 희망하는 도시의 핵심과제는 자본의 흐름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날 발표자들은 자본의 흐름을 막는 요소로 외국인투자에 대한 반감, 폐쇄적 법적, 제도적 시스템, 유연하지 못한 노동시장과 강성노조, 투명성을 저해하는 재벌의 영향력, 불투명한 회계시스템, 금융감독기관의 고도화되지 못한 역량 및 기술, 경험 등을 꼽았다. 특히 프랭크 자브 전 미국 증권업협회장은 정책과 제도를 바꾸어도 역사, 문화적으로 장애가 되는 요소, 관행 특히 `외국인투자에 대한 반감`같은 것은 정ㆍ재계 지도자들이 적극 나서서라도 사고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일랜드 더블린을 벤치마킹하라= 이날 총회에서는 지난 87년 이후 15년 이라는 짧은 기간 내 실질적인 국제금융 서비스산업을 창출하고 전세계 상위 50개 은행의 절반 정도를 유치한 아일랜드 더블린의 사례도 소개됐다. 숀 도건 아일랜드 투자청장은 “더블린의 성공은 정부, 금융계, 법률 및 세무계, 민간의 협력과 신속한 대처의 합작품”이라고 말했다. 즉 ▲외국기업을 환영하고 적극 지원하는 정책 및 분위기 ▲노사정 3자간 사회적 계약을 통한 적정수준의 임금수준과 개발 우선 정책에 대한 합의 ▲EU 가입 ▲정치적 안정과 금융 전문지식의 축적 등이 성공의 기본환경이라는 설명이다. ◇치열한 경쟁ㆍ어렵고도 먼길=하지만 전문가들은 아태지역에서만 이미 지난 20년 동안 홍콩, 싱가포르, 시드니, 도쿄 등이 국제금융센터로서 지위확보를 위해 경쟁해 왔고 상하이, 타이페이 등이 새롭게 도전하고 있어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변화가 없다면 서울이 국제금융 중심지 도약은 커녕 3류국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다쿠미 시바타 노무라증권 수석부사장은 도쿄도 언어의 제약, 국제 변호사 및 회계사의 부족, 금융구조조정의 지연, 약한 정책추진 의지 등으로 아직 국제금융 도시로 발돋움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서울은 이를 교훈 삼아 같은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충제기자 c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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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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