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배심원장 자격 시비 속 삼성 기술은 논의도 안해

■ 논란 커지는 삼성·애플 평결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 특허소송 1심의 배심원 평결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배심원 평결을 주도한 배심원장 벨빈 호건(사진)의 자격 시비다.

만일 외신의 지적처럼 호건이 애플 제품과 관련된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이번 배심원 평결에 대한 신뢰성은 바닥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이번 특허소송의 배심원장을 맡은 호건은 하드 드라이브 엔지니어 출신의 35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배심원 경험도 3번이나 보유한 인물이다. 호건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특허를 본인 이름으로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만든 동영상 압축 소프트웨어에 대한 특허권을 인정받기 위해 직원과 7년간 법정소송을 한 경험도 있다.

그는 자신이 특허를 제출해본 경험과 관련 법률, 공학지식 등을 내세워 배심원단 대표가 됐으며 이번 평결을 주도했다. 호건은 배심원 평결 직후 "혁신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 애플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었다"고 애플의 손을 들어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의 특허침해가 의도적이었음을 절대적을 확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이 보유한 특허가 애플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됨에 따라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건이 배심원장으로서 주도한 배심원 평결의 공정성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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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정보기술(IT) 전문 ANI는 "배심원장이 스마트폰 특허들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심원 평결에 대한 신뢰성에 타격을 받고 있다"며 "호건의 특허가 애플이나 삼성전자에 의해 사용됐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가 애플 쪽에 편향됐다면 배심원 평결에 엄청난 영향(a massive influence)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건은 배심원 평결을 이끌면서 공정성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평결에 참여한 한 배심원은 "호건이 우리의 평결을 이끌었고 (삼성전자가 보유한) 선행 기술 이슈는 시간상 문제로 논의하지 않고 건너뛰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심원들의 편향적인 평결 이후 애플에 대한 외신의 비판도 계속 되고 있다. 미 경제 주간지 포브스의 칼럼니스트 TJ 맥큐는 '애플에게, 구글, 안드로이드, 삼성을 왜 두려워하나요'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법률적인 방어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함으로써 혁신에 대한 에너지와 열정이 줄어들게 하지 말라"며 "혁신으로 돌아가서 삼성전자보다 빠르게 전진하라"고 지적했다. IT 전문 칼럼니스트 도미닉 바설토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강남스타일 VS 삼성스타일'이라는 칼럼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특허) 소송은 IT 산업을 진보로 이끌지 못할 것"이라며 "평결 내용을 보면 애플이 보호하려는 일부 특허는 너무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것으로 앞으로 몇 년간 어떤 IT 기업도 애플에 도전할 수 없게 하는 것들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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