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김정일, 베이징 아닌 남행은 왜

중국 개혁ㆍ개방 모델 둘러볼 듯. 북중 경협 큰 그림 그리려나 . 북중 정상회담 상하이등 남부 경제 도시 개최 관측도 방중 사흘째인 2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가 베이징이 아닌 상하이 인접 장쑤(江蘇)성 양저우(揚州)에 도착해 김위원장의 남행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저녁 7시께 동북 3성의 랴오닝성 성도인 선양을 출발한 김 위원장 특별열차가 당초 정상회담을 위해 바로 베이징으로 직행하거나 아니면 인근의 톈진 경제특구를 들러 베이징으로 갈 것으로 예측됐지만 어느 곳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열차는 중국 남부로 방향을 틀어 다음날인 22일 저녁 8시께 상하이에 인접한 장쑤성의 양저우시에 도착했고, 김 위원장은 귀빈 차량 편으로 영빈관으로 이동해 여장을 풀었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양저우역과 영빈관 주변에 대한 중국 공안들의 경비가 매우 삼엄했고 인근 지역의 교통이 철저히 통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중국 투먼 접경지역을 통해 방중한 김 위원장은 과거의 방중 일정과 달리 사흘 연속 특별열차에서 잠을 청하며 중국 동북부와 남부를 종단으로 강행군하고 있다. 양저우는 상하이와 2시간 거리. 양저우는 김일성의 항일 흔적이 남아 있는 상징적 도시인데다 이 곳에서 김 위원장이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회동할 가능성도 있지만 김 위원장의 궁극적 목적은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동남부 경제도시의 산업 현장 등을 방문하기 위해 양저우를 거쳐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이 화폐개혁 실패 이후 극심한 경제난과 식량난을 겪고 있어 경제 회생을 위해 중국의 외자와 기업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통해 동북 3성의 주요 경제도시는 물론 중국 남부의 상하이, 선전 등 개혁개방 신천지로 불리는 도시를 직접 둘러 보며 중국과의 통 큰 경제협력을 마무리 지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창춘과 지린, 투먼을 잇는 동북경제개발 프로젝트인 ‘창지투 계획’의 전문가인 정더장 중국 부총리가 김 위원장을 방중 수행하는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동북3성 개발의 핵심지인 창지투특구 개발을 위해 중국에 나선(나진ㆍ선봉)항을 대폭 개방해 중국의 ‘동해 출항권’을 내주는 대신 북한은 신의주 압록강변의 섬인 황금평 개발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패키지 딜을 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개혁ㆍ개방 모델을 직접 둘러보고 북한식 개방 모델을 삼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22일 도쿄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개혁ㆍ개방을 유도하기 위해 김정일을 초청했다는 발언을 감안해 보면 남행의 종착점이 양저우와 상하이가 아닐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6년 1월 방중 때 선양에서 돌연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중국 최남단 선전과 광저우를 둘러보고 다시 베이징으로 북상하는 장기 코스를 택한 바 있다. 북중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다시 북상하면서 귀국길에 베이징에서 할 수도 있겠지만 상하이 등의 남부 도시에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은 이런 맥락에서다. /베이징=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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