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원전지원금으로 드라마 세트장 짓다니…"

고리원자력 인근 주민들 반발<br>한수원선 "절차상 문제없다"<br>지원금 용도 싸고 논란 일듯

고리원자력본부 인근 지역 시민단체들이 원전지원금 사용 용도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주변지역 지원금이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논란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고리원자력본부와 울주군에 따르면 한수원과 군은 최근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공원 내 부지에 드라마 세트장을 짓기로 하고 지역 모 방송사와 건립비용을 지원해주는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드라마 세트장 연면적은 648㎡ 규모이며 공사비는 30억원으로 책정됐다. 원전주변지역 지원금이 투입된다. 원전주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지원금은 문화ㆍ복지 사업에 한정돼 있다. 그러나 서생면 주민들은 "원전주민 지원금을 전용해 철거되는 가설 드라마세트 건축비로 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또 "주민동의도 거치지 않고 한수원과 군, 방송사가 함부로 원전지원금을 사용해도 되는 것이냐"며 "주민 설명회에서도 반대의견이 무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방송사는 주민들이 원한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드라마세트 건립 설명회를 가졌고 대다수의 주민들이 공감했다는 것이다. 한수원도 주민 합의가 이뤄진 사항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원전지원금에 사용에 대한 지역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사항이기 때문에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일부 주민이 반대할 수 있지만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주민의 대표성은 지역 내에서 결정할 문제지 한수원이 어떻게 할 사항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울주군은 원전지원금 수백억원을 투입해 관내 체육시설을 짓고 있다. 인구 19만8,000여명에 불과한 울주군에 들어서 있거나 짓고 있는 운동장은 모두 10곳. 삼동면에 8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국제규격의 종합 운동장 조성 공사를 하고 있다. 서생면 신암리에는 원전지원금 105억원으로 서생종합복지센터를 지난 2004년 개장했고 진하리에는 원전지원금 212억원을 들여 국제규격의 축구장을 갖춘 '간절곶 스포츠파크'를 2007년 완공했다. 삼남면 일원에 2013년까지 울주종합운동장을 짓는 등 체육시설 5개를 더 건설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건립된 체육시설들은 주말을 제외하고는 운동장을 이용하는 주민이 별로 없는 실정이다. 군은 군민들을 위한 시설에 지원금을 사용하고 있기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원자력발전소, 댐 건설 등으로 주민 보상 차원에서 건립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시민단체는 원전지원금이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관계 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원전지원금이 그 용도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적절한 절차를 걸쳐 그 용도가 결정됐다고 하더라도 군과 고리원자력본부는 그 지원금이 주민들의 실질적인 문화ㆍ복지 증진에 도움이 있는지 제대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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