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는 여성, 특히 여성이 남성을 부양하는 경우 이혼율이 크게 떨어지고 평등하고 행복한 부부상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25일 여성이 직장생활을 하고 집안일을 남녀가 분담하는 등 전통적인 성역할이 변화하는 것이 이혼율을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IHT는 미국의 싱크탱크인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미국 부부 중 22%가 여성이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데, 이는 1970년의 7%에 비해 남녀의 성 역할이 크게 바뀐 것이라며 이 같은 추세 탓에 이혼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재정적 자립이 이혼의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여겨지지만, 미국의 이혼율 추세를 살펴보면 여성이 경제적으로 자립할수록 이혼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1970년대 후반 부부 1,000쌍 가운데 23쌍이 이혼을 했지만 이후 이혼율은 계속 떨어지면서 현재는 1,000쌍 가운데 17쌍 이하로 이혼부부의 비율이 하락했다.
또한, 지난해 미국진보센터의 보고서를 보면 기혼 여성이 직장생활을 하는 비율이 적은 주(州)일수록 이혼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여성의 경제적 자립도와 이혼율이 '역상관 관계'에 있다는 증거는 곳곳에서 관측됐다.
여성의 경제적 역할과 성평등을 연구하는 대부분 경제학자와 사회학자들도 대체로 재정적으로 자립한 여성들은 결혼을 할 때 선택권도 넓고 '협상력'도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미국의 가정문제 연구단체인 '동시대 가정위원회'의 스테파니 쿤츠 조사국장은 "여성은 이제 더이상 교육수준에서나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남성과 결혼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으며, 이 때문에 좀 더 평등한 위치에서 자신을 지지해주는 남성을 배우자로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