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 '동기식사업 못하는 5가지 이유'

LG '동기식사업 못하는 5가지 이유' 정보통신부가 '동기 및 비동기 산업의 균형적 발전'을 명분으로 LG측에 구애의 손길을 던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동기식 IMT-2000 사업을 추진할 만한 기업은 LG밖에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반면 LG측의 거부의사는 단호하다. LG는 "동기식 사업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현재 LG는 '동기식 사업 5불가론(五不可論)'을 제시하고 있다. LG의 이런 주장에 대해 증권가의 펀드매니저 등도 수긍하는 모습이다. 다섯 가지 이유가 모두 타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및 그룹의 부실화=LG그룹이 추진해 온 IMT-2000 사업의 최대주주는 LG전자다. 주요 LG 계열사의 지분 참여계획은 ▦LG전자 50% ▦LG텔레콤 5% ▦데이콤 5% 등이다. 사업전망이 불투명한 동기식 사업을 추진할 경우 LG전자는 물론 그룹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경우 LG 계열사 주식에 대한 투매, LG계열사 발행 회사채에 대한 차환 발행 불가, 신용등급 하락 등 악재가 연쇄적으로 터지면서 그룹 전반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동기식 사업으로 LG가 '제 2의 대우'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D투신운용사 사장은 "사실 LG가 비동기사업권을 따내도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 주식을 정리할 계획이었다"며 "동기식 사업 추진 자체가 LG로서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자금조달 불가능=LG가 설령 동기식 사업을 결정해도 자금조달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지적된다. LG글로컴의 지분 중 LG계열사들의 몫은 60%에 이른다. 현대ㆍ기아차, 대교, 자넷시스템 등 다른 주주들은 동기식 사업에 대한 참여의사가 없다. IMT-2000 사업 투자비는 최소 2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출연금 등을 합치면 소요자금 규모는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른 주주들이 불참하면 이 같은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경영전략 혼선=LG전자는 비동기 사업권 획득을 전제로 모든 경영자원을 비동기 관련 장비개발에 투입해 왔다. LG전자가 비동기식 IMT-2000 기술과 관련, 출원한 특허만도 12건에 이른다. 하지만 동기식 사업을 추진하면 이 같은 비동기 기술은 사장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그룹 차원에서 '서비스는 동기식, 장비는 비동기식'이라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져 경영 효율을 해칠 수 밖에 없다. ◇브리티시텔레콤(BT)의 반대=현재 LG텔레콤은 영국의 BT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BT의 LG텔레콤 보유지분만도 24%에 이른다. BT는 비동기 사업 추진을 전제로 투자한 것이다. 최근 BT는 LG텔레콤측에 동기식 사업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 ◇낮은 사업성=LG가 동기식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동기식은 글로벌 로밍 등의 서비스가 지극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마케팅면에서 비동기식에 비해 훨씬 불리하다. 이 경우 사업성을 자신할 만큼 가입자 수를 확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동기식 사업으로는 투자비의 회수 조차 의문시된다. 결국 동기식 사업은 소중한 경영자원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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