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 통화정책 '불협화음'

각국 이해상충으로 외환시장 공조해법 못찾아최근 달러화 급락으로 국제 외환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지만 미ㆍ일ㆍ유럽연합(EU) 등 3대 경제권간 이해상충으로 통화정책 공조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실제 일본 정부는 올들어 다섯 차례나 시장 개입에 나서는 등 엔 강세(달러화 약세)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미 재정정책 통제 강화를 통한 달러화 급락 방지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미국은 여전히 시장개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 각국 이해상충, 해법 못 찾아 히라누마 다케오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은 25일 "엔/달러 환율이 120엔대 밑으로 내려가면 일본 경제에 심각한 악재가 될 것"이라며 환율 추이를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시오카와 마사주로 재무성 장관은 "전일 외환시장에 개입해 엔화 매도에 나선 것은 엔 강세 방지를 위한 의지의 신호"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시장개입에 나설 의사를 피력했다. IMF 역시 이날 발표한 미국 경제 연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세계 경제 회복 전망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달러화의 급격한 하락을 완화하기 위해 재정정책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역수지는 물론 재정수지 적자 등 쌍둥이 적자로 인해 달러화 약세가 가속도를 받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미국은 현재의 달러화 하락이 큰 문제는 아니라며 기존정책 유지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EU 역시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 가치 상승이 인플레 억제 등의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방관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 美 입장 변화, 시간 걸릴 듯 현재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 급락이 자본 이탈 및 물가 상승을 통해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이는 곧바로 남미의 경제 위기와 맞물려 세계 경제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현재의 달러 약세를 '악재' 보다는 '호재'로 보고 있는 등 시각에 상당한 갭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최근의 달러화 약세는 미 제조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있으며, 특히 수입물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도 낮아 정책 변경의 필요성이 높지 않다는 것. 일부에서는 달러표시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 반감의 문제가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기존 입장 고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은 달러화 급락에 따른 문제점이 본격 가시화되기까지는 미국의 입장 변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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