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론스타 외환은행 지분 단계적 분할매각 가능성

지분 13.6% 우선 처분 공시…경영권 프리미엄 포기할듯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분할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론스타(LSF-KEB홀딩스SCA)는 27일 공시를 통해 “외환은행 지분 13.6%(8,770만주)를 처분한 후 나머지 지분 51.02%(3억2,904만주)는 전부 또는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론스타는 당초 잔여지분(51.02%)를 일괄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따라서 이날 공시는 론스타의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금융감독 당국과 국세청이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상황에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어 잔여지분을 매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할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법상 론스타가 금융기관의 경우 10% 미만(비금융주력자의 경우 4% 미만)으로 나눠 지분을 매각하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불필요하기 때문에 금융감독 당국의 견제를 피할 수 있다. 론스타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한 채 신속히 매각차익을 챙기려면 현재로서는 ‘분할매각’이 유일한 방안이다. 또 정부 관료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토종자본 역할론’도 론스타의 분할매각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론스타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면 약 1조5,000억원 정도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론스타가 이런 손해를 감수해가며 국민연금 등에 지분을 쪼개 매각할 경우 투자수익은 줄지만 감독당국의 포위망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통해 외환은행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연기금이 경영권을 얹어 지분을 인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는 정부가 외환은행을 지배적인 대주주가 없는 상태로 갖고 가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론스타가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분할매각을 검토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론스타의 불법 행위 여부에 대한 정확한 규명이 이뤄지기도 전에 론스타의 ‘먹튀’를 도와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정책위원장은 “감사원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는 명백한 불법이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정부는 론스타에 매각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며 “론스타가 이대로 한국을 떠난다면 투기자본의 불법성을 규명할 기회를 놓치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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