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전광우 금융위원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등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수뇌부 전체가 처음으로 국정감사 한자리에 선다. 직접적인 비교는 무리지만 외환위기에 대한 책임 추궁을 위해 경제 수장들이 모두 청문회에 섰던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기획재정위원회는 23일 국회에서 강 장관, 이 총재, 전 위원장, 김 원장을 비롯해 진동수 수출입은행장, 진영욱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 6명을 동시에 출석시켜 국정감사(종합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한은과 기획재정부가 동시에 피감기관으로 지정돼 한자리에서 국감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이 총재와 강 장관은 지난 9월17일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관련, ‘최근 경제 현안 보고’를 위해 처음으로 동시 출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특히 금융위와 금감원이 재정위가 아니라 정무위 소속이라는 점에서 이번 감사에 더욱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재정위 소속은 아니지만 최근 정부가 내놓은 은행권의 1,000억달러 외채 지급 보증대책이 재정위 소관이어서 부득이하게 같이 감사를 벌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한은은 종합감사에 한번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이번 국회에서 금융위와 산하단체가 모두 정무위 소속으로 바뀌면서 재정위 피감기관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자 한은을 끼워넣은 것 같다”며 “재정부에서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