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그단 수도 암만에서 반전운동을 펼치고 있는 시인 박노해씨가 지난 23일 현지에서 보낸 보낸 서신이 25일 오전 나눔문화네트워크 홈페이지(www.nanum.com)를 통해 공개됐다.
`살람 알레이꿈`(당신에게 평화를)으로 인사를 대신한 서신에서 “이라크에서 400㎞가량 떨어진 암만에도 전쟁의 긴장과 공포가 가득하다”며 “시내 광장에서 마주친 이라크인과 팔레스타인인, 요르단인들이 건네는 인사말이 사무치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박씨는 이어 현지인들이 한국의 파병에 대해 질문하며 점차 격앙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한국에 대한 중동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필이면 전쟁 당일 이뤄진 노무현 대통령의 파병 발표는 13억 아랍인들과 64억 인류의 눈과 가슴에 화인(火印)처럼 새겨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전운이 휩쓸고 있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인간방패로 반전운동에 참가하고 있는 유은하(28ㆍ여)씨도 이날 오전 짤막한 소식을 자신의 홈페이지(withyoo.cyworld.com)를 통해 전했다.
유 씨는 영문으로 쓴 이메일로 “저는 잘 지내고 있고 우리들(기독교인)은 오늘 병원을 방문해 지난 폭격으로 부상한 환자들을 만나 함께 울었다”면서 “공습은 계속되고 있지만 저는 두렵지 않다”고 전했다.
이밖에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에 방문교수로 있다가 암만에서 박씨와 합류한 최창모 건국대 교수도 나눔 홈페이지를 통해 수천명의 군중이 광장에 모여 기도회를 가진 뒤 반전시위를 벌이다 최루가스와 곤봉으로 진압하는 경찰과 충돌한 사실을 전해왔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