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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차기 회장 내정자가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중심으로 내부 혁신에 나선다. 불확실한 철강경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 분야에 능력을 지닌 전문가를 배치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판단에서다.
포스코는 24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김진일 포스코켐텍 사장과 이영훈 포스코건설 부사장, 윤동준 포스코 전무를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각각 추천했다. 정준양 회장을 대신해 사내이사 후보로 선임된 권 회장 내정자를 포함해 사내이사 5명 중 4명이 교체되는 것이다. 기존 사내이사 중에는 장인환 부사장(탄소강사업부문장)만 유임된다. 김준식·박기홍 사장은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고 김응규 부사장은 임기가 내년까지지만 바뀌게 됐다.
새롭게 사내이사로 등재되는 4명은 모두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진일 사장은 포스코 내에서 철강 생산 분야에서 가장 손꼽히는 인물이다. 김 사장은 1975년 포스코에 입사해 포항제철소장·탄소강사업부문장 등을 거쳤고 2011년부터 포스코켐텍의 대표이사로 재임 중이다. 포스코에서는 2010년 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사내이사를 경험했다. 막판까지 자신과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음에도 권 내정자가 김진일 사장을 중용하기로 한 것은 무엇보다 능력을 중시했다는 분석이다.
사내이사 구성이 끝나면서 조직개편의 윤곽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생산과 마케팅, 재무, 기획, 연구개발(R&D), 구매 등 6개로 나뉜 주요 사업부문을 철강생산·철강마케팅·경영지원·투자관리 등 4개로 줄여 운영할 방침이다.
특히 이영훈 부사장은 재무실장, 경영전략1실장, 경영전략2실장 등을 지낸 재무통으로 포스코를 글로벌 초일류그룹으로 키워나가기 위한 신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중추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은 포스코 최고재무경영자(CFO) 출신으로 현재는 포스코건설에서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기획·재무 쪽에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김진일 사장이 철강생산, 장 부사장이 철강마케팅 부문의 조직을 각각 이끌게 되고 윤 전무는 경영지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윤 전무는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 경영혁신실장, 글로벌HR실장 등을 거쳐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장을 지낸 사내 '인사통'으로 분류되며 지난해부터 포스코로 복귀해 경영전략2실장을 맡고 있다.
권 내정자는 포스코 출신이면서 계열사 경험이 있는 각 분야의 베테랑으로 사내 이사진을 꾸려 전문성을 중심으로 현재의 위기를 넘어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의 사내이사는 창업 이래 최초로 모두 출자사 근무 경험이 있는 인사로 구성됐다"며 "상대방의 입장을 더 이해하고 배려하는 이사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인선에 따라 김진일 사장과 이 부사장은 포스코로 자리를 옮겨오고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는 김준식 사장과 박 사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이 추진하고 있는 조직개편 등은 다음달 14일 열리는 주주총회와 이사회 직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포스코는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이영선 전 한림대 총장(이사회 의장)과 한준호 삼천리 회장을 대신해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과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변호사,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 3명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했다. 포스코 정관에는 사내이사가 7명 이내로 돼 있으나 지난해 김지형 전 대법관이 사외이사 후보에서 사퇴하며 현재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새롭게 사내·사외이사로 선임된 인물들은 오는 3월14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