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0년이면 15억대의 PC가 유무선 초고속망을 통해 네트워크에 연결됩니다. 그러나 현재 출시된 최신 컴퓨터보다 업무처리 능력이 더욱 뛰어난 휴대폰 보급대수는 25억대로 PC를 훨씬 능가할 것입니다.”
크레이그 배럿 인텔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최근 열린 연례 증권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회사는 물론 정보기술(IT) 시장에 대한 장기비전을 밝혔다. 배럿 사장의 이 같은 관측은 4년 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인텔은 4년 전에는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컴퓨터와 휴대폰의 2010년 예상수치를 각각 10억대로 점쳤었다.
이처럼 달라진 시장전망에 따라 인텔은 앞으로 7년 동안 사업의 초점을 커뮤니케이션에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스크톱, 노트북 등 PC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인텔이 올초 스마트폰용 칩을 선보이고 무선 랜을 기본 기능으로 장착한 센트리노 기술 등을 대대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전략에 따른 것이다.
배럿은 무선 네트워킹 기술인 와이파이(Wi-Fi)의 성장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내년까지 무선 랜 접속이 가능한 핫스팟이 현재보다 2배 늘어난 10만 곳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센트리노에 이어 올 하반기에는 차세대 데스크톱용 칩인 프레스콧과 휴대폰용칩 도선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배럿 사장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가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록 인텔이 이번 사태로 타이베이와 베이징에서의 개발자 포럼을 취소했지만 사스가 매출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럿은 올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는 지난해 1.3%와 크게 다르지 않은 완만한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IT시장 증가율을 4~6% 정도로 관측했다. 배럿은 “인텔의 성장세도 지난 90년대말의 30%대였지만 올해는 15~20%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