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포 영화 포문여는‘귀’

-세 작품 엮은 옴니버스… 참신한 연출 ‘신선’ 사고로 지하철이 갑자기 멈춘다. 앞 차에서 승객이 다치거나 죽은 걸로 추측되는 상황에서 처참히 몸이 짓이겨진 한 사람이 몸을 끌며 지나간다. 지하철에 탄 승객 아무도 그 사람을 보지 못하는데 한 소년만이 그 사람과 눈이 마주친다. 지나가던 사람은 귀신, 소년은 귀신을 볼 수 있는 퇴마사였기 때문이다. 공포영화 ‘귀’는 10대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겪는 세 편의 이야기를 모은 옴니버스 영화다. 성적 경쟁, 동아리 활동과 선후배간 군대식 교육, 학교 체벌과 10대 미혼모 등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공포와 슬픔, 웃음까지 이끌어낸다. 각각의 이야기는 감독이 다른 만큼 개성도 분명하고 연출도 참신하다. 하지만 이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마지막 작품인 ‘귀(鬼)소년’. 귀신을 보는 소년이 학교에 찾아온 귀신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가 공포영화라는 틀 속에서도 연신 웃음을 자아내는 기묘한 힘을 가졌다. 여기에 체벌에 따른 학생과 교사간의 갈등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신인치고는 능청스럽게 연기하는 낯익은 얼굴의 주인공 이민호는 과거 순풍산부인과에서 미달이 친구 ‘정배’로 등장했던 연기자다. 1998년 ‘여고괴담’이 등장한 이후로‘학교’라는 소재의 공포영화는 매년 쏟아졌지만 늘 기대치를 밑돌았다. ‘해피엔드’, ‘질투는 나의 힘’, ‘후회하지 않아’ 등을 제작한 청년필름의 김조광수 대표가 신인감독 세 명을 기용해 시도한 결과물인 ‘귀’는 공포의 강도는 약하지만 최근 개봉한 학교 공포물 중에 가장 신선한 작품이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한 영화들이 소개되는 ‘미드나잇 패션’ 부문에 한국영화로서는 최초로 초청된 바 있다. 6월 1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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