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상파DMB, 기존프로 재전송 위주…순항 미지수

SBS 하루 24시간, MBC·KBS등 20시간 방송계획<BR>오후 2~5시대 10~30분짜리 DMB전용프로 편성<BR>개국 맞춰 출시되는 DMB폰 없어 “초기정착 난항”


오는 12월 1일 KBS·MBC·SBS 등 지상파DMB사업자들이 일제히 본방송을 개시한다. 삼성^LG전자 등이 지상파DMB폰·노트북 등을 개발했지만 정작 개국에 맞춰 시장에 출시하지는 않아 당분간 시청자들이 지상파DMB 방송을 접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3월 방송위원회로부터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자로 선정된 KBS, MBC, SBS 등 6개 사업자가 오는 12월 1일 일제히 본방송에 들어간다. 지상파DMB의 가장 큰 특징은 단말기만 있으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는 점과 기존 지상파 방송의 재전송이 가능하다는 점. 시청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송 콘텐츠가 지상파 방송인만큼, 각 사업자들은 기존 TV프로그램의 재송신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기본 편성 방향을 잡았다. “애초 DTV 이동수신 보완용으로 출발한 만큼 지상파TV 재전송에 충실하는 게 사업취지에 맞다”는 게 사업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지상파TV, 이동하면서 본다=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 모두 아침시간대(오전 6시~오후1시)와 저녁시간대(오후5시30분~밤2시)를 기존 지상파 방송의 재송신으로 꾸려갈 계획이다. SBS가 하루 24시간을, MBC, KBS 등 나머지 사업자들은 일 20시간 DMB방송을 할 계획이다. 가장 공격적인 프로그램 편성전략을 내세운 사업자는 단연 SBS. 방송시간도 가장 길 뿐 아니라, DMB 별도편성 비율도 25.9%로 지상파 3사 가운데 제일 높다. SBS는 ‘SBS U뉴스’와 ‘VJ뮤직 퍼레이드’ ‘시네마 천국’ ‘리스닝 월드 투데이’ 등 DMB 특성에 맞는 10~30분 단위의 짧은 프로그램을 오후 2~5시 사이에 공격적으로 편성한다. MBC는 오후 2~5시에 신규제작물인 애니메이션 ‘그 남자 그 여자’을 비롯한 DMB프로그램을 편성한다. ‘그 남자…’ 이외에 DMB전용 프로그램은 없고 ‘TV특종 놀라운 세상’ 등 짧은 코너로 구성된 기존 TV방영물을 편집해 DMB에 맞는 시간분량으로 내보낼 예정이다. KBS는 하루 3회 출ㆍ퇴근길 교통정보를 DMB전용으로 편성했다. 이와 함께 DMB 개국특집 드라마를 아침시간대에 편성하고, 오후 2시에 ‘라이브 뮤직홀릭’ 등을 편성한다. 2개 TV채널을 운영하는 KBS는 DMB도 2개 채널을 운영한다. 1TV는 KBS가 직접 운영하고 2TV는 비지상파사업자로 선정된 KMMB의 비디오채널을 빌린다. 색다른 점은 2TV DMB채널이 방송위로부터 ‘가족문화채널’로 장르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뉴스를 방영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KBS는 오후 8시 등 2TV 뉴스시간에 DMB 별도편성을 실시할 예정이다. ◇당분간 지상파DMB 시청은 힘들 듯=이처럼 각 방송사들이 지상파DMB 개국 준비를 마치고 손님맞이에 나섰지만 정작 시청자들이 직접 접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주 단말기인 지상파DMB폰을 이동통신 3사가 유통에 적극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12월 1일 개국에 맞춰 출시가 예정된 지상파DMB폰은 한 대도 없고, 일부 중소기업이 만든 차량용 단말기만 나왔을 뿐이다. 지상파DMB에 앞서 시작한 위성DMB의 가입자도 예상외로 그리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점은 지상파DMB의 앞날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위성DMB 개국 첫 달 4만명으로 시작한 가입자수는 11월 현재 28만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현재 삼성이 출시한 위성DMB폰이 80만대를 넘긴 상황에서 정작 유료가입자가 휴대폰 출시량의 절반도 안 된다는 점은 그만큼 소비자들이 아직 DMB에 대한 욕구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걸 보여준다. MBC의 한 관계자는 “단말기 보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DMB 콘텐츠 제작에 나서긴 힘든 상황”이라며 “향후 단말기 판매가 결국 지상파DMB 콘텐츠의 질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지상파 방송사의 관계자는 “지상파DMB는 기존 지상파TV를 대체하는 게 아닌 보완적 매체다”라며 “현재 방송사들로서는 DTV 이동수신을 보완하는 시청자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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